-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카카오·네이버는 제외돼
대형 IT기업 형평성 논란


2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비(非)지주 금융그룹에 대한 정부의 감독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감독 대상에 오른 대기업 그룹들은 ‘이중 규제’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경제계 일각에선 다른 기업들은 들러리고 삼성그룹을 정조준한 입법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금융권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하는 카카오, 네이버 등은 감독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형평성 논란 역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부터 금융그룹 감독 모범규준을 만들어 삼성그룹 등 6개 대기업 집단에 대한 감독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에 막혀 모범규준 형태로 시범 운영을 해온 것이다.

따라서 현 금융그룹 감독 모범규준과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자산 5조 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비지주 금융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한 뒤 위험관리 체계 구축, 자본적정성 점검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삼성, 현대차, 한화, DB, 미래에셋, 교보생명, 롯데 등 7곳이었으나 롯데그룹이 일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들을 매각하면서 제외돼 현재는 6곳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글로벌 흐름을 참조, 금융감독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차원에서 금융그룹감독법을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A 기업 관계자는 “금융당국 정책 의도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이중규제(금융업권 감독+금융그룹감독)의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그룹감독법을 주창한 인사가 좌성향이 강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인 점을 고려할 때 삼성그룹을 겨냥한 입법이라는 의혹도 있다.

금융그룹감독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문제가 늘 논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들이 빠진 것도 문제다. 이들은 최근 금융 분야 진출을 활발히 꾀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매년 감독 대상을 정하게 되는데 요건에 충족될 경우 언제든 빅테크들도 감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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