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대선 승부수로 삼아
두 후보, 9·11 추모식 참석
지지율 동률 지역서 만날수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선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두 후보는 지지율이 동률이 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9·11 테러 추모식에 참석해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뉴욕타임스(NYT),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선 주들에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일각에서 CDC가 백신 배포 시점을 오는 11월 3일 대선 이틀 전인 11월 1일로 못 박았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접종을 ‘10월의 서프라이즈’로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비판하면서 승부처로 삼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위기 초기에 일을 제대로 했다면 미국 학교는 정상화돼 있을 것이다. 지금은 국가 비상사태”라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트위터에서 손을 떼라. 의회 지도자를 초대해 협상하라”고 촉구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도 이날 미네소타주 지도자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속에 우리 아이들의 안전은 맨 마지막”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대선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오는 11일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서 열리는 9·11 테러 19주년 추모식에 양 후보가 모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생크스빌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납치범들에게 피납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이 추락한 곳이다.

양 후보의 방문 시간이 겹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후보가 확정된 후 두 사람이 가장 가깝게 위치하게 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추모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의 지지율이 사실상 동률을 보이면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상태다. 미 몬머스대가 펜실베이니아주 등록 유권자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3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5%, 49%로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인 4.9%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한편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3차례 예정된 대선 후보 TV 토론회 앵커도 이날 확정됐다. 오는 28일에는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 10월 15일에는 C-SPAN의 스티브 스컬리, 10월 22일에는 NBC의 크리스틴 웰커가 사회를 본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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