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초대형 인수·합병(M&A)으로 주목을 받아오며 약 10개월가량 진행돼온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국 무산 기로에 섰다. 채권단이 내놓은 1조 지원 카드에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12주 재실사’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다음 주쯤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매각 불발을 염두에 두고 ‘플랜B’를 가동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인수 희망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앞으로 매각 무산에 따른 계약금(2500억 원)반환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M&A 불발에 그치면서 항공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후폭풍과 업계 재편 등의 파장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련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 2일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나 불확실성 등을 제거하기 위해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담판 회동에서 인수 조건을 수정 제시한 데 대한 답변 성격이다. 당시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산은과 HDC현산이 각각 1조5000억 원씩 공동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2조5000억 원의 인수 대금을 고려하면 1조 원가량 깎아주는 셈이다. 하지만 이 제안에 HDC현산 측이 일주일가량 장고 끝에 기존 재실사 요구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아시아나항공 M&A는 ‘노딜’ 수순을 밟게 됐다.
채권단은 일단 플랜B를 염두에 두고 다음 주쯤 계약 해지 통보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M&A절차에서 찾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플랜B가 본격 가동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4년 자율협약 졸업 이후 6년 만에 다시 채권단의 자율협약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은 출자전환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 총 8000억 원을 주식으로 바꾸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약 36.99%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30.77%를 보유 중이다. 채권단은 다음 주 중 2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위한 신청 절차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 인수 대상자가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업계 특수성을 고려해 대형항공사(FSC) 간 통폐합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산은은 부실 계열사 축소 및 분리 매각 등을 통해 가치 있는 매물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곽선미·민정혜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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