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없지만 육아휴직 기분
작년 12월 태어난 아들과
아빠로 보낸 시간 뜻깊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지금까지 수입이 없어요.” 2일 개봉한 영화 ‘오! 문희’(감독 정세교)의 주연 배우인 이희준(41·사진)이 코로나19 여파로 고통받고 있는 충무로의 현실을 전했다.
이희준은 지난 1월 공개돼 475만 관객을 모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경호실장 곽상천(차지철을 극화한 인물) 역을 맡아 호평받으며 산뜻한 출발선을 끊었다. 하지만 2월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차기작인 ‘보고타’를 콜롬비아에서 촬영하다가 3월 이를 중단하고 급히 귀국했다.
그는 3일 문화일보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보고타’ 촬영을 멈추고 돌아온 후 지금까지 계속 수입이 없다”며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이 없다. 함께 모여 연기하고 일하는 것이 소중하고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촬영 현장이 그립다”고 토로했다.
‘오! 문희’는 이희준이 지난해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미루다 가족을 테마로 삼은 코믹극인 것을 고려해 추석 명절을 앞둔 9월 초로 개봉일을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며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희준은 “지금이나마 개봉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무대 인사 등 관객들과 직접 만나고 싶었지만 상황이 이래서 다양한 예능으로 홍보 활동을 하게 됐다”며 “‘극장에 와 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시기인데, 따뜻한 영화인 ‘오! 문희’가 어려운 시국에 좋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희준은 이 작품에서 대선배인 나문희와 아들과 엄마로 호흡을 맞췄다. 극 중 어린 딸을 키우며 치매에 걸린 엄마를 모시는 그의 생활형 연기는 일품이다. 카메라 밖에서도 “엄니”라고 부를 정도로 돈독한 나문희와의 관계가 그 밑거름이 됐다.
이희준은 “선생님이 ‘요거보다 맛있게 해봐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엄니’라 부르는 장면이었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엄니∼’라고 수정해주셨다. 그 대사만 30번 정도 했다”며 “그런 선생님이 고맙고 편했다. 다만 선생님이 요구하실 때 한 번에 해내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되니까 속상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희준은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오! 문희’ 촬영을 마친 뒤인 지난해 12월 아들을 품에 안았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배우’가 아닌 오롯이 ‘아빠’로 보낸 시간은 꽤 뜻깊었다. 또한 코로나19가 잦아들면 9월 중순부터는 선배 배우 이성민과 함께 영화 ‘핸섬 가이즈’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 아이가 기면서 옹알이를 시작했다. 내가 가장 많이 챙겨줘야 하는 시간이다. 만약 계속 바빴다면 이 소중한 순간을 전혀 보지 못했을 거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와 함께하는 이 시간을 즐기려 한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육아휴직’을 선물받은 기분이다.(웃음)”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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