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美버라이즌 5G통신장비 ‘8조원 규모’ 수주

5년간 ‘네트워크 솔루션’ 공급
세계점유율 급등…화웨이 추격

李부회장 ‘미래사업 육성’ 결실
협력업체 매출·고용에도 영향


삼성전자가 미국 버라이즌과 국내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8조 원대 계약을 맺으면서 한·미·일 등 주요 5세대(G) 이동통신시장을 석권했다. 이번 계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휘청이는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동시에 중소협력업체 전반에 낙수효과를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가 5G 사업이 ‘반도체 사업’에 필적하는 삼성의 대표사업으로 자리 잡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결정적인 토대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함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따라잡을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버라이즌으로부터 따낸 7조9000억 원 규모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은 삼성전자 연결 자산총액의 10%에 해당한다. 10% 초·중반대 삼성전자의 5G 장비 시장 점유율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전 세계 5G 기지국 시장 점유율은 16.6%다. 중국업체 화웨이가 32.6%, 에릭슨이 24.5%, 노키아가 18.3%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2019년 12월 캐나다 비디오트론을 시작으로 이후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신규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중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주요 경쟁업체들에 견줘 검증된 보안성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5G 영토를 빠르게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주는 중소 협력사들의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장비부품회사 86개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5G 장비는 국내 부품비중이 40∼60%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에 5G 장비를 대규모 공급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5G 사업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이어 미래먹거리로 기르는 대표사업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통신 기술 비전에는 ‘더 멀리 내다보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이번 수주 성공이 이 부회장의 차세대 통신사업 육성 의지가 결실을 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80조 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 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리더들과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마케팅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과 지난해 일본에서 NTT도코모, KDDI 등 주요 이동통신업체 경영진을 만나 5G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됐던 지난해 7월에도 직접 일본을 방문해 5G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신뢰관계를 다졌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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