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매각·구조개편 추진할듯
항공과 밀접한 서비스 산업도
매출 급감에 인력줄이기 나서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잇따라 불발에 그치면서 항공업계가 전례 없는 구조조정 후폭풍에 휩싸였다. 사실상 ‘노딜(거래 무산)’ 선언만 남겨놓은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중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인수 주체였던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에 계약해지를 통보할 전망이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분리 매각 가능성 등에 주목하며 항공산업 구조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까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발(發) 구조조정 회오리는 다시 업종 특성상 가장 밀접한 대면(對面)서비스 분야인 여행, 면세, 호텔 등으로 연쇄적으로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산업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
8일 금융권,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산의 인수 무산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식이 이번 주 후반에 결정된다. 정부는 오는 11일 오전에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선 채권단의 ‘플랜B’ 보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기금운용심의회 회의가 같은 날 오후 4시에 열려, 2조 원 안팎의 지원 내용을 확정한다. 금융권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의 안건과 내용은 회의 당일 위원회에 공개될 예정”이라면서도 “아시아나항공 노딜 관련 기안기금 지원 안건이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한다”며 “장 마감 후 HDC현산에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체제에 편입되면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 매각을 통한 몸집 줄이기를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 유휴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도 검토 대상이다.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말 98명의 희망퇴직을 받은 데 이어 전날 605명을 정리해고하면서 감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극심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LCC의 구조조정 등도 이뤄질 공산이 크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고 있어 새 인수 대상자가 나올지 미지수”라며 “대형항공사(FSC) 간 통폐합 등 항공업계 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 경영 위기가 표면화하면서 가장 밀접한 여행업계도 감원 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지난 6월 말 현재 직원이 2406명으로 2019년 말보다 94명 줄었다. 노랑풍선은 53명, 모두투어는 52명이 줄었고 레드캡투어와 참좋은여행도 각각 40명, 19명이 이탈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하반기에도 인력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58.6%, 신세계면세점은 58% 줄었다. 호텔업계에서는 롯데호텔이 지난 6월 명예퇴직이 포함된 ‘시니어 임금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롯데호텔이 명예퇴직에 돌입한 것은 16년 만에 처음이다.
곽선미·김온유·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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