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근무했던 카투사들 증언

“토플 만점가까운 병사도 탈락
秋아들탓 공정경쟁기회 뺏겨
병가구두승인, 듣도보도못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 씨와 함께 미2사단에서 근무했던 카투사 병사들이 추 장관 측의 외압성 청탁을 막기 위해 당시 최종선발이 이뤄졌음에도 제비뽑기로 방식을 바꿔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이 이뤄졌다고 8일 밝혔다. 또 당시 인사과 병사 김모 씨는 서 씨에 대한 병가 구두 승인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휴가 형태”라고 언급했다.

2017년 카투사 군 복무 당시 미 2사단에서 인사과 병사로 근무한 김 씨는 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017년 11월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 지원반에선 저를 포함, 최종 2명의 이름을 (상부에) 올렸다”면서 “하지만 갑자기 선발 방식이 ‘제비뽑기’로 바뀌면서 저와 함께 선발된 다른 한 명은 만점에 가까운 토플 점수에도 (제비뽑기에서) 떨어져야 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당시 지원반에선 토익과 토플 점수를 취합해 면접 대상자를 추렸다. 이후 면접을 거쳐 통역병을 최종 선발했다. 김 씨 지원반 경우만 보면 토익 점수 900점 이하는 서류에서 탈락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 그는 “선발 방식이 바뀌면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뽑은 선발자 명단은 폐기됐다”면서 “결국 ‘엄마 찬스’를 쓰려고 했던 추 장관 아들 때문에 동료 병사가 피해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이었던 예비역 이모 대령이 최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측에 “(추 장관 아들을) 평창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외압을 받아 선발 방법을 바꿨다”는 주장과 일치한다.

이와 관련, 김 씨는 “이 대령이 저희를 불러놓고 ‘너희가 불만이 많아 제비뽑기로 선발 방식을 바꿨다’고만 말했다”면서 “국가적 행사인 올림픽 통역병을 ‘제비뽑기’로 뽑는 게 애초부터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씨와 함께 평창올림픽 통역병으로 활동한 백모 씨도 “(통역병) 지원자 모두 강당에 모여 ‘당첨’과 ‘비당첨’ 둘로 나뉜 종이를 뽑았다”면서 “군 복무를 하면서 ‘스펙’을 쌓고 두 달 넘게 호텔에서 지내면서 포상휴가도 주어져 많이 (통역병을) 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씨는 “실제로 청탁이 있었다면 (추 장관 아들이) 선정이 안 됐겠느냐”는 추 장관 측과 여권 반박에 대해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박탈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반문했다. 또 김 씨는 “인사과에서 근무하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휴가 형태”라며 “누군가 봐주지 않고선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백 씨 역시 “카투사 복무 경험상 절대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는 휴가”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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