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고민
30대 부부입니다. 6세 아들을 양육하는 방식을 놓고 자꾸 부딪힙니다. 남편은 아이 버릇은 어릴 때 확실히 잡아야 한다며 큰소리로 자주 혼을 냅니다. 자신은 엄한 아버지 덕분에 바르게 컸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저는 부모님께 혼이 많이 나서 늘 주눅이 들어 살았습니다. 그렇기에 큰 문제가 아니면 혼내지 않고 기를 살려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 양육 방식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히고 부부싸움으로 이어집니다.
A. 양극단 쏠림은 아이에게 혼란만…‘엄격 - 따뜻함’ 조화를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그런데 자녀를 사랑으로 키운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요? 심리학에서는 아동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양육 태도를 한마디로 ‘따뜻하면서도 엄격한(warm & firm)’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따뜻함’의 핵심은 아이의 존재에 대한 사랑과 아이의 감정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말합니다. 그에 비해 ‘엄격함’은 아이의 표현과 행동에 대한 규칙과 태도를 말합니다. 즉,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은 바로잡아주는 것이 아동기 양육의 핵심입니다. 만약 자녀를 사랑으로 키우는 중에 따뜻함이 부족하면 애착의 손상을 낳고, 엄격함이 부족하면 자율의 부재로 흐르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양육할 때 이 엄격함을 적용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부모는 이 엄격함을 아이의 잘못에 대해 따끔하게 혼을 내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엄격함은 무섭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명료한 태도로 일관성 있게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가 이 엄격함은 따뜻함이 선행된 다음에 뒤따라야만 한다는 것을 자꾸 놓칩니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공감받을 때만 부모의 훈육을 처벌로 받아들이지 않고 규칙을 내면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놀다가 짜증이 나서 물건을 던졌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바로 혼낼 게 아니라 왜 화가 났는지를 궁금해하고 물어봐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래서 물건을 던질 만큼 화가 났구나’라고 이해하는 것이 따뜻함입니다. 그다음으로 ‘그런데 아무리 화가 나도 물건을 던져서는 안 돼!’라고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엄격함입니다. 마지막으로 화가 날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 허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까지 나아간다면 가장 좋은 훈육입니다.
두 분의 양육 태도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아빠는 강압적이고, 엄마는 허용적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큰 혼란을 줍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육 방식은 두 분이 좀 더 치열하게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단, 누가 맞고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좁혀가려는 태도가 꼭 필요합니다. 아빠의 엄격함과 엄마의 따뜻함이 잘 섞이면 보다 건강한 아이로 자라나지 않을까요.
문요한 정신과 의사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