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조사팀장

증권가 속설 가운데 ‘장바구니를 든 아줌마가 증권사 객장에 나타나면 상투’란 말이 있다. 요즘 주식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가 한창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파는 주식을 개인들이 속속 사들이고 있다. 지난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만 58조 원이 몰리는 그야말로 광풍이 일었다. 투자자 예수금은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상장사 대부분 매출과 순익이 동시에 감소했는데도 주식시장만큼은 활황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2450선을 돌파해 코로나 이전 상태를 넘어 2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미들이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기업으로 돈이 들어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계 빚이 1600조 원을 넘어서 연일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 경제가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는데도 주식과 집값, 전셋값은 오르기만 한다. 그런데 20∼30대가 ‘영끌’ ‘빚투’ ‘패닉 바잉(공황 구매)’으로 주식과 부동산을 무리하게 사들이는 것은 걱정스럽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세상 이치다. 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낭패를 막을 수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기업의 빚잔치도 심각한 수준이다. 내년 국가 채무는 945조 원이나 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660조 원에서 4년 만에 285조 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하면 실제 국가부채는 훨씬 많다. 공기업 부채는 올해 521조 원으로 내년엔 상승 폭이 더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일단 쓰고 보자는 인식은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등 기업 살리기와 민생경제를 위한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 포퓰리즘에 따라 예산을 방만하게 운용한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계와 공기업, 정부의 빚잔치는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 빚이 쌓여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결국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고, 국민에게 고통만 안겨준다. 빚잔치가 끝나면 남는 것은 파산뿐이다. 이미 법원엔 파산신청자가 몰려들고 있다. 나랏돈을 쌈짓돈 쓰듯 무분별하게 쓰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빚을 떠넘기는 건 무책임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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