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청구권협정 기본” 이어
과거 정상 행보 노골적 비판
文대통령과의 관계 난항예고


오는 16일 신임 일본 총리 취임이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미·일 동맹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언급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일·한(한·일) 청구권협정이 기본”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 등 원론적 입장을 표명해온 그가 과거 정상의 행보까지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9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오는 10일 전문이 공개될 예정인 월간 잡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8월 이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외교의 세계는 냉혹하다. 일본인들은 미국과 거리를 둔 상태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가 장관은 “이게 일·미(미·일) 동맹 강화가 필수불가결한 이유”라고 강조하면서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작업 등을 포함한 미·일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독도를 찾은 시점은 일본에서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던 때였는데, 당시 미·일 관계가 불안정했던 탓에 그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 스가 장관의 인식인 셈이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선언 이후 수차례 미·일 동맹을 강조해왔다.

스가 장관의 선거대책본부도 총재 선거를 위해 개설한 홈페이지에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크게 내걸었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스가 장관은 주요국 정상들과의 ‘케미(궁합)’에 대한 질문에 “국익은 케미만으로 좌우되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아베 내각 2인자로서 수출 규제, 강제징용 배상 등 여러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전면에 나섰던 그가 향후 문재인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연출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당내 주요 5대 파벌의 지지를 업고 급부상한 스가 장관은 지방 표도 전부 얻을 각오로 ‘완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보도했다. 높은 지지율에 고무된 자민당이 연내 조기 총선을 통해 집권 연장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과도 총리’로서의 이미지가 굳어가던 스가 장관 본인도 주도권을 확실히 하려는 모습이다. 마이니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 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달 22일 34%에서 지난 8일에는 50%로 훌쩍 뛰었다. 중의원 해산 카드와 함께 16일 새 총리 취임과 동시에 출범할 새 내각도 스가 정권의 구심력을 결정지을 키(key)가 될 전망이다. 스가 장관은 향후 인사와 관련해 “개혁에 의욕이 있는 인물을 전문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라면서 주요 파벌에 치우치지 않겠다고 알렸지만, 아소파 소속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재무상·경제산업상·경제재생담당상 등 경제 각료 자리를 거론하며 일찍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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