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 모(36)씨는 은행권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해당 증권 계좌에서 신용 융자까지 끌어다 쓰며 주식에 억대 자금을 투자했는데요.
국내 주식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3월 저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자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종잣돈이 부족한 데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좌절한 젊은이들도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죠.
신용대출까지 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요. 국내 5대 주요 은행이 개인에게 내준 신용대출 잔액은 8월 한 달 새 4조원이나 급증, 월 증가액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입수한 증권사 6곳의 신용공여잔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한 20대 증가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연구실장은 “부동산은 자본이 많이 필요해 젊은층이 접근하기 어렵지만, 주식은 적은 금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며 “저금리여서 대출 부담이 적어졌고, 최근 주가 상승으로 수익을 본 젊은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빚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 초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주식을 파는 와중에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에 나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를 넘어 미국 주식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월 한국의 20~30대 초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실태를 집중 조명하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에 투자한 20대 한국 청년의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죠.
이 가운데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500% 이상 급등하면서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는데요.
미국 주식 정보 커뮤니티 등에는 “대출 2천 땡겨 테슬라랑 애플 들어갔다”, “주식초보인데 점점 욕심 생겨 투자금의 90%를 신용대출로 넣고 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로이터 통신은 “한국인들의 최근 테슬라 주식 매수 금액이 작년과 비교해 13배 이상 불어난 32억 달러(한화 3조 8천억원) 상당”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거침없이 질주해온 미국 증시가 지난 3일(현지시간) 갑자기 폭락하면서 추후 주가 흐름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상승장을 이끌어온 테슬라와 애플 주식은 8~9%나 급락했고, 테슬라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죠.
뉴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CEO(최고경영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주식”이라며 “현실적으로 테슬라의 실제 가치는 500달러가 아니라 50달러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빚을 낸 주식 투자가 결국 큰 손실을 낳을 수 있단 분석도 나오는데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과 같은 가격 변동이 심한 위험자산에 빚을 내 투자하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개인은 물론 금융 기관도 타격을 입게 돼 불안 요인이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주식 투자.
하지만 빚까지 동원한 위험한 투자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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