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언│톰 홀랜드 지음│이종인 옮김│책과함께

근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패권적 영향력을 발휘해 온 ‘서구적 세계관’은 흔히 ‘신(神) 중심의 비합리적 중세를 극복한 인간과 이성 중심의 합리적 세계관’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그러나 종교 개혁과 계몽 사상, 혁명 등을 통해 만들어진 근대적 서구 역시 “기독교 세계가 발전해 뚜렷이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 사회라기보다는 그 기독교 세계의 계속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근본적인 변화를 꿈꾸는 것조차 ‘기독교인의 방식대로’ 꾸도록 이미 설정돼 있었다는 얘기다.

이 책은 수천 년 전 사라진 제국에서 이름 없는 범죄자의 처형을 계기로 발흥한 기독교가 어떻게 세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도 같다. 저자에 따르면, 기독교가 서구 문명의 성장에 미친 영향은 너무나 깊고 커서 마침내 우리가 숨 쉬는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연한 것이 됐다. 856쪽, 4만3000원.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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