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9월 경제동향

경기보강책, 숫자놀음에 불과
기업 氣살려줄만한 대책 없어


정부가 11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2020년 9월)의 내수 관련 지표(속보치)를 보면 ‘3분기 경기 반등론’ 또는 ‘V자형 반등론’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1~10일 일 평균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9%를 기록, 한국 경제가 수출에도 의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올해 8월 내수 관련 지표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대목은 백화점 매출액,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의 증가세가 전년 동월 대비 크게 꺾였다는 점이다.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7.7%로 더욱 추락했다. 내수에 영향력이 큰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증가율은 7월 11.7%에서 8월 10.7%로 낮아졌다. 카드 국내승인액 증가율도 7월 4.8%에서 8월 3.4%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콕족(族)’이 늘면서 온라인 매출액 증가율은 7월 22.2%에서 8월 35.5%로 상승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7월 -97.9%에서 8월 -97.1%로 여전히 한겨울이었다.

내수가 안 좋으면 수출이라도 크게 늘어야 경기 급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데 현재 지표가 보여주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올해 9월 들어 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일 평균 수출로 따지면 11.9%나 줄었다. 코로나19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전날 7조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함께 내놓은 ‘4조 원+α’의 경기보강책도 내용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숫자 놀음’에 불과한 게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존 예산의 내용과 규모를 변경하는 이용(移用)이나 예산을 쓰지 않아서 남는 불용(不用)을 줄여 약 2조 원+α를 추가 집행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이 “예산의 이용이나 불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예산의 이용과 불용을 줄여 몇조 원의 재원을 만들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정부 대책에는 4차 추경 등을 통해 국민에게 돈을 나눠주는 정책은 많지만, 기업의 기를 살려줄 만한 대책은 찾기 어렵다”며 “숫자놀음에 불과한 경기보강책보다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기업이 싫어하는 각종 법안 추진이라도 중단하면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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