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지원 똑같이 하라”
“통신비 2만원 재정낭비 불과”
집합 금지 업종 상인들 ‘격앙’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골자로 내놓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속출하고 있다. ‘맞춤 지원’이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나이와 업종 등 코로나19 피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설정하면서다. 7조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경 대부분이 적자 국채 발행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결국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는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청원이 봇물 터지듯 올라오고 있다. 특히 영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 확대 지급하기로 한 20만 원의 특별돌봄 지원금을 두고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이 크다. ‘초·중·고 똑같이 합시다’란 청원글에는 “제발 눈 좀 더 크게 뜨고 귀도 더 열고 나서 결정해달라”고 했다. 10일 시작된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1500명이 넘게 모였다.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비를 2만 원씩 지급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선 재정 낭비란 목소리가 높다. 통신비 지급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로 대상이 점차 늘어나 급기야 ‘보편 지급’ 성격으로 바뀌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별 기준을 나누려고 논의를 했지만, 국민 누구나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특성이 있고, 선별 적용할 때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는 측면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들도 자칫 이번 조치가 추가 통신비 인하 요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벌써 통신비 추가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또 다른 준조세로 작용해 경영을 압박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추경안을 두고 실질적 도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집합 금지 업종으로 선정돼 영업할 수 없었던 점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임대료와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월 1000만 원까지도 손해를 봤다”며 “보전이 불가능한 지원 수준에 일부 업주들은 ‘굶어 죽으나 코로나19로 죽으나 똑같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에서 4차 추경안을 심의하면서 지원 대상이 확대되며 재정 출혈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과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 그리고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영업을 못 하게 된 업종 등 세 가지 원칙을 갖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이와 관련 없는 기준에 따라 대상을 정한 경우가 있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우·김온유·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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