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노위장 여당 최고위원 되자
KB노조 네번째로 다시 시도
업계 “경쟁력 확보 방해될 것”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사가 기업 이사가 돼 경영에 참여하는 ‘노조추천이사제’가 거여(巨與)의 반시장·친노동 드라이브에 맞춰 금융권 곳곳에서 재추진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현직 금융노조위원장이 집권 여당 최고위원 자리에 앉은 터라 어느 때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 오는 11월 2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다. 조합은 윤 후보와 류 후보가 국내 최고의 환경·에너지 정책 전문가이자 사회책임투자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경영 컨설팅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IBK기업은행 노조도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맞춰 노조추천이사제를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이사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며 시동이 걸렸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경영에 참여해 노조추천이사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노조들은 노동이사제 사전 단계로 노조추천이사제를 시도해왔다. KB금융 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조합은 2017년 당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2018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2019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같은 해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노조 등도 노조추천이사제에 도전했지만 모두 좌절됐다.
최근 분위기가 바뀐 데엔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의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 현직 금융노조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이 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그간 KB금융의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한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 굵은 노동운동가 출신인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민주당 지도부에 포진하며 노조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에선 노조의 강한 입김이 빅테크(인터넷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 등 빠르게 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의 문재인 정권 지분 챙기기가 본격화된 것 같다”며 “금융권 친노동 정책에 불이 붙으면 경영 판단이 유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KB노조 네번째로 다시 시도
업계 “경쟁력 확보 방해될 것”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사가 기업 이사가 돼 경영에 참여하는 ‘노조추천이사제’가 거여(巨與)의 반시장·친노동 드라이브에 맞춰 금융권 곳곳에서 재추진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현직 금융노조위원장이 집권 여당 최고위원 자리에 앉은 터라 어느 때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 오는 11월 2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다. 조합은 윤 후보와 류 후보가 국내 최고의 환경·에너지 정책 전문가이자 사회책임투자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경영 컨설팅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IBK기업은행 노조도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맞춰 노조추천이사제를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이사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며 시동이 걸렸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경영에 참여해 노조추천이사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노조들은 노동이사제 사전 단계로 노조추천이사제를 시도해왔다. KB금융 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조합은 2017년 당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2018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2019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같은 해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노조 등도 노조추천이사제에 도전했지만 모두 좌절됐다.
최근 분위기가 바뀐 데엔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의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 현직 금융노조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이 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그간 KB금융의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한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 굵은 노동운동가 출신인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민주당 지도부에 포진하며 노조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에선 노조의 강한 입김이 빅테크(인터넷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 등 빠르게 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의 문재인 정권 지분 챙기기가 본격화된 것 같다”며 “금융권 친노동 정책에 불이 붙으면 경영 판단이 유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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