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그룹합류 요직 두루거쳐
작년 은행장 맡으며 후보 급부상
“다음 역사 쓸 수 있게 돼 영광”
BOA 여성 최고운영자 베산트
“환상적이고 대단한 순간” 축하
미국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이 10일 두 자녀를 둔 ‘워킹맘’ 제인 프레이저(53·사진) 현 씨티은행장 겸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를 CEO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신임 CEO가 내년 2월 취임하면 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에서 배출된 첫 여성 CEO가 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존 두건 씨티그룹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선임 사실을 발표하면서 “여러 사업 부분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프레이저가 씨티를 다음 단계로 이끌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프레이저 신임 CEO도 이날 “동료들과 함께 역사의 다음 시기를 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프레이저 신임 CEO는 영국의 골드만삭스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지난 2004년 씨티그룹에 합류한 뒤 요직을 두루 거쳤다. 라틴아메리카 영업을 총괄하다가 지난해 씨티은행장 겸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로 발탁됐고, 이후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급부상했다. 프레이저 신임 CEO는 ‘워킹 맘’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에도 “저는 일하는 엄마로 우리 집에는 14·16·59세인 3명의 남자아이가 있다”고 자주 농담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인 알베르토 피에드라는 글로벌 은행 업종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9년에 은퇴했다.
월가 대형 은행에서 여성 CEO 탄생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리블랜드를 기반으로 한 미 20위권 은행인 키코프의 CEO가 여성인 베스 무니지만, 10대 은행에서 여성 수장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국 외 주요 은행들로 눈을 돌려도 부친의 뒤를 이어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을 이끄는 아나 보틴 회장 외에는 비슷한 사례가 거의 없다.
지난해 웰스파고 은행의 CEO 후보로 거론됐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여성 최고운영자(COO) 캐시 베산트는 트위터를 통해 “모든 곳의 여성들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며, 환상적이고 대단한 순간”이라고 축하했다.
앞으로 프레이저 신임 CEO에게 주어질 과제는 회사 수익을 개선해 업계 1위인 JP모건체이스를 따라잡는 것은 물론,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는 현시점에서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유지하는 일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내다봤다. 이번에 물러나기로 한 코뱃 현 CEO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의 무너질 뻔한 씨티그룹을 8년 넘게 이끌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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