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어린이재단에 4억여원 기부
아버지는 ‘그린레거시클럽’등재
“먼저 떠난 딸의 뜻을 기리며 아버지인 저도 재산을 기부하기로 했어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4억 원이 넘는 유산을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 외동딸의 뜻을 이어 유산을 기부하겠다고 나선 아버지가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재단의 유산기부자 모임 ‘그린레거시클럽’에 강준원(85) 씨가 28호 유산기부자로 등재됐다고 11일 밝혔다.
강 씨의 외동딸은 지난해 9월 43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강성윤 씨로 재단에 4억4000여만 원의 유산을 기부한 바 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아버지를 홀로 돌보며 생활하던 딸 강 씨는 평소 국내 소외된 아동에게 관심이 많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와 힘겹게 싸웠지만, 휴대전화에 “어린이재단에 유산을 기부해 달라”는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요양병원에 홀로 남은 아버지 강 씨를 위해 일부 재산만 남기고 사망보험금과 증권, 예금 등을 모두 재단에 기부했다.
아버지 강 씨는 최근 기력이 쇠약해지면서 사후 남은 예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사인증여계약서를 작성했다.
재단 측은 강 씨가 딸이 남긴 유산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쓰이는 모습을 보며 유산 기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딸 강 씨의 기부금은 그가 살았던 수원 지역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 기부금 중 1억500여만 원은 이용 아동들을 위해 지역아동센터 6곳과 공동생활가정 1곳의 노후한 시설을 개선하는 데 사용됐다. 또 1억1000여만 원은 취약계층 위기 아동들에게 주거비, 자립지원비, 의료비, 보육비로 사용됐다. 향후 환경개선사업이 필요한 곳에 그의 기부금이 사용될 계획이다.
매년 9월 13일은 ‘국제 유산기부의 날’로 영국 등 세계 많은 나라가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유산기부의 날’을 선포했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그린레거시클럽’을 발족해 범국민적인 유산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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