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근 선문대 교수·언론학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의 최근 문자 메시지 여파가 만만찮다. ‘다음카카오’의 뉴스 배열이 불공정한 것 같으니 불러들이라는 내용이다. 이 메시지 안에는 두 가지 잘못된 인식이 내포돼 있다.

첫째, 인터넷이든 언론 매체든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언론관이다. 현 정권은 야당 시절부터 언론 자유를 표방해 왔고,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견고한 지지층을 확보해 집권했다. 그런데도 집권 이후 언론과 인터넷을 대하는 태도는 이전 정부들보다 도리어 더 권위적이고 심지어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정책이 벽에 부닥치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커질 때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 인사들의 가짜뉴스 탓하기가 반복됐다. 심지어 자신들이 앞장서서 폐지했던 인터넷 실명제까지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적도 있다.

특히, 4·15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이런 적대적이고 권위적인 언론관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번 문자 메시지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오만함과 절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면 언론이든 포털이든 언제든지 불러 질책할 수 있다는 잘못된 언론관이 정부·여당 안에 팽배한 것 같다.

둘째, 네이버 출신인 국회의원이 자기 입으로 포털의 기사 배열을 문제 삼았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그동안 포털의 뉴스 배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포털사들은 알고리즘이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앞세워 방어했다. 뉴스 배열은 인공지능(AI)이라는 기계가 하는 것이지 사람이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고 강하게 부인해 왔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포털이나 유튜브 알고리즘의 순수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포털 출신 의원이 포털의 뉴스 배열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동안 내세웠던 기계적 중립성을 스스로 부인한 것과 같다. 말 그대로 알고리즘이 한 것이라면 굳이 해당 포털사를 불러 따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알고리즘 작동 방식이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기계적으로 공정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다. 데이터를 추출·분석해 결과를 도출하는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는 그 판단 근거가 되는 요인들과 각각의 요인들에 주어진 가중치에 있다. 그런데 뉴스를 거르고 배열하는 기준들을 선택하고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알고리즘이라는 기계적 중립성의 가면 뒤에 숨어 포털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6년 미국 대선 기간에 창궐했던 가짜뉴스 숙주로 비판받았던 구글과 페이스북도 알고리즘 핑계를 댔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알고리즘 판단 요소들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 포털사들 역시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알고리즘의 위력은 작동 메커니즘을 알 수 없는 불투명성 즉 ‘블랙박스화(blackboxing)’에서 나온다. 알고리즘이 특정 목적을 위해 악용되더라도 사람들은 알 수 없다는 근원적 위험성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윤 의원의 이번 문자 메시지는 정부·여당의 언론에 대한 위험한 인식과 그동안 감춰 왔던 인터넷 포털의 속내를 드러낸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두 가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진 않겠지만, 이 기회에 인터넷 포털의 언론 행위를 투명하게 논의하고 현 정권의 빗나간 언론관도 자성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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