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반소매 속옷을 걸친 채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수해피해 복구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반소매 속옷을 걸친 채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수해피해 복구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뉴시스
- 책 ‘격노’속 김정은의 거짓말

“내 자식 核 짊어지길 원치않아”
실제로는 ‘비핵화’ 언급 회피

볼턴은 회고록서 文정부 비판
“비핵화 회담 과장·아전인수”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것이 일어난 방’에 이어 워싱턴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의 ‘격노(Rage)’를 통해 남·북·미 3국이 대화·협상을 위해 각자에게 유리한 점을 부각하는 ‘과장’과 ‘거짓말’을 했던 사실이 재확인되고 있다. 지난 2017년 한반도 위기부터 2018년 1차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지난해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까지 3년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국내 정치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아전인수’식 태도로 협상을 진행해온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이후 표류 중인 비핵화 협상이 앞으로도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드워드도 “하노이 회담 이후 두 정상은 비핵화 진전보다 친분에만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2019년 미·북 협상에서 핵심이었던 비핵화 의지를 놓고 ‘말 바꾸기’를 했다는 사실이 15일 출간 예정인 워싱턴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에서 재차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2018년 “아버지로서 내 아이들이 평생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작 2차례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 요구는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

14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8년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에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비핵화를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묻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나는 아버지다. 나는 내 아이들이 남은 평생을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평양을 다시 찾은 폼페이오 장관의 핵무기 개발 및 실험 장소 명단 제출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또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등에 합의한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수차례 친서 교환에서 ‘비핵화’ 언급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7월 3일 친서에서 김 위원장에게 폼페이오 장관과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된 비핵화(FFVD)’ 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7월 6일 친서에서 비핵화 언급 없이 “북·미 관계 정상화”만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에도 계속 “북·미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개 핵시설 폐쇄를 거부하고, 영변 핵 시설 폐쇄와 대북 제재 해제만 요구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실상 김 위원장은 영변 외에 다른 협상안조차 마련하지 않을 정도로 의지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는 ‘이중 플레이’를 구사했다 입장을 쉽게 바꿨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직간접적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중국 견제 차원에서 주한 미군 주둔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북한 매체는 연일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관련기사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