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바는 닌텐도에 ‘아바타’
출연 시키려다 철회 하기도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집권당 총재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일본에서 2016년 올림픽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슈퍼 마리오’ 캐릭터 분장을 앞다퉈 차용하는 분위기다. 당시 아베 총리 지지율이 62%까지 치솟은 데 대한 학습효과다. 시중에는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캐릭터가 붙은 쿠키와 만두가 벌써부터 준비됐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도 닌텐도 게임에 아바타 출연을 시도했지만 좌절했다.
1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2006년 아베 총리가 취임하던 때 그의 이름인 ‘신조’의 첫 자를 따와 탄생한 ‘신짱 만두’는 15일부터 스가 장관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의미를 담은 새 제품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기념품 가게에선 이미 스가 장관의 일러스트가 부착된 쿠키가 출시되고 있으며 트위터에선 그를 귀엽게 묘사한 이미지가 ‘#레이와 오지상(아저씨)’ ‘#팬케이크 오지상’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퍼져나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도 스스로에게 ‘기시’라는 별명을 붙이고 자민당의 인터넷 방송 ‘카페스타’에 ‘#기시가 모든 것에 답합니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으로 출연했다.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은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자신의 아바타인 ‘이시바짱’ 캐릭터를 삽입하려 했지만, 닌텐도 이용 약관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철회했던 바 있다.
도이 다카요시(土井隆義) 쓰쿠바(筑波)대 사회병리학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선·악의 대립 구도를 활용해 정치를 영화처럼 포장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2000년대 ‘극장형 정치’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본래 인간의 본성은 복잡하지만 캐릭터를 내세우면 파악하기가 한층 쉬워진다”며 “이는 신념이나 정책을 이해시키기보다는 외모와 행태를 바탕으로 한 특성을 살려 이미지를 단순화하는 것으로, 정책 토론이 없는 ‘탈정치인’의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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