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아베노믹스 계승” 불구
경제정책 미세한 수정 불가피
참모 중 ‘돈 풀기’신봉자 없어
덜 완화적인 재정정책 가능성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내놓을 ‘1호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일단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스가 장관이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선 후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기존 정책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템플대 일본 분교의 제프리 킹스턴 아시아연구소 소장도 “스가는 아베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주인공”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아베 내각이 추진해 온 여러 정책의 배후에서 ‘실권자’로서 이미지를 굳혀 온 그였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방위적 위기 상황에선 모험할 유인도 크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과 방역 정책에서는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마이니치(每日)신문 기고문에서 “차기 총리의 최대 숙제는 코로나19 대책을 확실히 해 국민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것”이라며 “코로나19는 리스크(위험)이기도 하지만, 잘 대응하면 기회다. 연내에 감염 확산을 수습하는 방향으로 이끌면 차기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정책 변화를 위한 분위기도 조성돼 있는 상태다. “아베 집권기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렸다”는 말이 나오던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36% 수준이었던 자민당 지지율이 아베 총리 사임 이후 약 열흘 만에 50.6%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조기 총선을 통한 집권 연장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자민당으로서는 최고의 기회다. 스가 장관 역시 “예전에는 도요토미 히데나가(豊臣秀長·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동생)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히데요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장기집권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머지 경제정책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미세수정일 가능성이 높다. 스가 장관도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정책집에서 “경제 활동 회복을 코로나19 관리와 병행하겠다”면서 기업의 고용 보호, 사업 지속성 등을 지원하기 위한 230조 엔(약 2575조 원) 규모의 경제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 축 중 하나인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대표하는 정책이다.
또 다른 축 중 하나인 ‘통화 완화’와 관련해서도 스가 장관은 9일 공개토론회에서 “일본은행과의 관계는 아베 총리와 같이 진행할 것”이라며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금융 정책을 한층 더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추가 완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다만, 전체적인 기류에선 아베 총리보다는 덜 완화적일 가능성도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스가 장관의 경제 참모 중에는 아베 정권 때의 혼다 에쓰로(本田悅朗) 교수와 같은 ‘돈 풀기’ 신봉론자가 없다. 오히려 그가 자연재해에 대비한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를 촉구했던 후지이 사토시(藤井聰) 전 내각관방참여와 거리를 뒀던 점을 고려하면 ‘재정 긴축’에 더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적극 재정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되, 지출 개혁과 혼합된 보다 온건한 접근법을 취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12일 열린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스가 장관은 “사회 복지와 국가 안보, 재정 개혁 등을 위해선 튼튼한 경제가 필요하다”며 “우선 경제가 살아나야 비로소 재정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인 만큼 당장은 경기 부양에 방점을 찍겠지만,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만 하면 재정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제고문으로는 니나미 다케시(新浪剛史) 산토리홀딩스 사장, 가네마루 야스후미(金丸恭文) 퓨처아키텍트 사장,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 데이비드 앳킨슨 고니시 장식예술공예 기업 CEO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스가 장관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의 틀을 짜던 2013년 당시 앳킨슨 CEO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여러 차례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성이 낮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면 상당수는 망할 것”이라는 앳킨슨 CEO의 일관된 신념과 같이 스가 장관 역시 ‘자기 책임’을 기본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은 관측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경제정책 미세한 수정 불가피
참모 중 ‘돈 풀기’신봉자 없어
덜 완화적인 재정정책 가능성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내놓을 ‘1호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일단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스가 장관이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선 후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기존 정책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템플대 일본 분교의 제프리 킹스턴 아시아연구소 소장도 “스가는 아베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주인공”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아베 내각이 추진해 온 여러 정책의 배후에서 ‘실권자’로서 이미지를 굳혀 온 그였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방위적 위기 상황에선 모험할 유인도 크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과 방역 정책에서는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마이니치(每日)신문 기고문에서 “차기 총리의 최대 숙제는 코로나19 대책을 확실히 해 국민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것”이라며 “코로나19는 리스크(위험)이기도 하지만, 잘 대응하면 기회다. 연내에 감염 확산을 수습하는 방향으로 이끌면 차기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정책 변화를 위한 분위기도 조성돼 있는 상태다. “아베 집권기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렸다”는 말이 나오던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36% 수준이었던 자민당 지지율이 아베 총리 사임 이후 약 열흘 만에 50.6%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조기 총선을 통한 집권 연장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자민당으로서는 최고의 기회다. 스가 장관 역시 “예전에는 도요토미 히데나가(豊臣秀長·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동생)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히데요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장기집권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머지 경제정책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미세수정일 가능성이 높다. 스가 장관도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정책집에서 “경제 활동 회복을 코로나19 관리와 병행하겠다”면서 기업의 고용 보호, 사업 지속성 등을 지원하기 위한 230조 엔(약 2575조 원) 규모의 경제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 축 중 하나인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대표하는 정책이다.
또 다른 축 중 하나인 ‘통화 완화’와 관련해서도 스가 장관은 9일 공개토론회에서 “일본은행과의 관계는 아베 총리와 같이 진행할 것”이라며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금융 정책을 한층 더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추가 완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다만, 전체적인 기류에선 아베 총리보다는 덜 완화적일 가능성도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스가 장관의 경제 참모 중에는 아베 정권 때의 혼다 에쓰로(本田悅朗) 교수와 같은 ‘돈 풀기’ 신봉론자가 없다. 오히려 그가 자연재해에 대비한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를 촉구했던 후지이 사토시(藤井聰) 전 내각관방참여와 거리를 뒀던 점을 고려하면 ‘재정 긴축’에 더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적극 재정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되, 지출 개혁과 혼합된 보다 온건한 접근법을 취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12일 열린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스가 장관은 “사회 복지와 국가 안보, 재정 개혁 등을 위해선 튼튼한 경제가 필요하다”며 “우선 경제가 살아나야 비로소 재정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인 만큼 당장은 경기 부양에 방점을 찍겠지만,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만 하면 재정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제고문으로는 니나미 다케시(新浪剛史) 산토리홀딩스 사장, 가네마루 야스후미(金丸恭文) 퓨처아키텍트 사장,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 데이비드 앳킨슨 고니시 장식예술공예 기업 CEO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스가 장관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의 틀을 짜던 2013년 당시 앳킨슨 CEO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여러 차례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성이 낮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면 상당수는 망할 것”이라는 앳킨슨 CEO의 일관된 신념과 같이 스가 장관 역시 ‘자기 책임’을 기본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은 관측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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