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사랑이 스테이크라니’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고요한 작가가 첫 소설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앤드)를 냈다. 표제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를 비롯해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불임이지만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남편이 대리부를 고용해 아내를 임신시킨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 고 작가는 터부시되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감추고 싶은 욕망을 개성 있는 문체로 풀어낸다. 아내는 이를 치욕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순순히 받아들이는데, 상황이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이하며 갈등이 고조된다. 아내가 아이보다 남자를 더 원하는 형국이 되는 것. 블랙 유머 같은 ‘부부의 세계’가 펼쳐진다.

책에 수록된 또 다른 단편 ‘종이비행기’는 이성을 향한 왜곡된 집착을 종이비행기에 접어 보내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세계적인 문학 저널 ‘애심토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를 번역해 소개한 역자 브루스 풀턴과 윤주찬은 고 작가의 작품에 대해 “무섭도록 아름답고, 잔인하게 슬픈 소설”이라고 평했다.

이 밖에 아름다운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몽중방황’,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자의 전 남자친구와 동거를 선택하는 남자를 그린 ‘프랑스 영화처럼’, 교통사고로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24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나뭇가지에 걸린 남자’ 등 다채롭고 기발한 상상 속에서 탄생한 고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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