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특종 보도해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저술가로도 유명하다. 15일 출간하는 ‘격노(Rage)’는 북한 핵 공격 검토 등 내용으로 벌써 세계적 화제가 되고 있다.
1943년생인 우드워드는 1974년 워터게이트 취재기라고 할 수 있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을 시작으로 19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13권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12권이 1위에 올랐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미 대법원, 할리우드와 마약 등 사회 이슈에 관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지만,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막전막후를 기록한 ‘사령관’ 이래 빌 클린턴·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등 미 현직 대통령 권력의 이면을 밝히는 책을 써왔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책은 지난 2018년 출간한 ‘공포(Fear)’에 이어 두 번째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들은 얘기. 첫째, 우드워드는 책을 쓰기 전, 신문에 작은 광고를 낸다. 개인적으로 초년 기자 두 명을 뽑는 것. 한 사람은 자료를 찾고, 한 사람은 우드워드가 당국자를 인터뷰할 때 기록을 한다. 책이 나오면 대체로 두 기자는 큰 신문사로 스카우트된다. 우드워드가 동료 칼 번스타인과 워터게이트를 취재할 때도 불과 입사 2년 차였다. 둘째, 왜 대통령을 비롯한 미 고위 당국자들이 우드워드에게 정권의 깊숙한 비밀까지 얘기하는 것일까. 기자 우드워드에 대한 신뢰, 또는 트럼프처럼 우드워드의 명성을 이용하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 이유는 권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문제들을 알리려는 일종의 윤리 의식 때문이라고 한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민주당 선거 사무실이 있던 워터게이트 호텔 방을 도청한 의혹에서 출발했지만, 닉슨이 탄핵을 당하기 직전 물러난 직접적인 이유는 거짓말을 하고, 도청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권력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병역 등과 관련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의혹 자체도 반드시 밝혀야 하지만, 만일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검찰과 국방부까지 동원됐다면, 그리고 공직자와 국가 기관이 거짓말을 한다면, 민주공화국 체제를 흔드는 심각한 국기 문란, 국정농단이 될 수 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사건 내용도 복잡하지 않다. 사필귀정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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