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여유의 소중함 느껴” 신규확진 여전히 세자리 유지 요양원 등 집단감염 여파 지속 “임시 공휴일 후 상황 기억해야”
방역 당국이 지난달 30일부터 시행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14일 0시부터 2주간(14∼27일) 2단계로 완화하기로 하면서 지난 보름간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던 음식점·카페·주점을 비롯해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 재개로 서울·경기 상권은 다시 조심스럽게 활기를 띠었다. 2.5단계 조처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로 이른바 ‘코로나 블루(우울감)’에 빠졌던 시민들과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던 중소상인들은 이번 완화 조치를 반겼지만, “명절 전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9명으로 여전히 세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노인요양시설, 의료기관 등과 같이 감염병 취약시설의 집단감염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방문판매업과 직장, 소모임 등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전문가들도 방역 당국에 ‘경계’를 주문했다.
2단계 완화 조치에 시민 반응은 확연히 엇갈리고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난 조모(28) 씨는 “지난 2주는 출근 전 모닝커피 한 잔의 여유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깨닫게 된 기간”이라면서 “당분간은 소홀해진 인간관계 회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한모(41) 씨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소비쿠폰 등을 제공하면서 주춤했던 확진자가 증가했던 교훈을 잊으면 안 된다”면서 “당분간 보복적 소비가 이어질 텐데 명절을 보름 정도 앞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확진 사태가 발생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여전히 수도권 확진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2단계로 가면 금주 후반부터 다시 폭증할 위험성이 있다”며 “정부가 2단계·2.5단계 등 땜빵식으로 만지작하면서 눈치 보는 정책은 그만두고 이제는 경험이 쌓인 만큼 멀리 내다보는 방역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단계 완화 조치에도 서울시는 집합금지에서 집합제한으로 변동된 시내 PC방 2750곳, 음식점 및 제과점 16만1087곳,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과 제과제빵점·아이스크림점·빙수점 6687곳 등이 방역수칙을 어길 경우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이날부터 철저히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한강공원에서 매점과 주차장 등의 오후 9시부터 영업제한은 해지하되, 여의도·반포·뚝섬 한강공원 일부 구간 통제는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수도권 확진 추세는 확연한 감소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30명 발생한 가운데, 평택 서해로교회 관련 확진자가 4명(누적 32명) 더 늘었다. 이 외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9명에 달했다. 그간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 대에 그쳤던 인천에서는 이날 10명의 신규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최근 여러 날 일일 확진자가 10명을 넘어섰던 충남에서도 이날 8명의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추가됐다.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청양 김치공장의 30∼60대 여성 직원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공장과 관련한 전체 확진자는 총 29명으로 늘었다. 또 집단 감염으로 인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금산군 섬김요양원에서도 50대와 80대 입소자 2명이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13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가 3명 나온 광주의 경우 북구 말바우 시장 내 밥집 관련 확진자가 2명 추가됐고, 나머지 1명은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간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경험을 평가해 단계별 기준과 조치 사항 등을 현실에 맞게 재정비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