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잔치도 온라인으로
“명절 보내는 방식 달라져야”


경기 안양시의 A요양원은 올 추석 연휴를 2주 정도 앞두고 매해 개최했던 추석 잔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이 요양원의 요양보호사 조모(59) 씨는 “평소 같았으면 뷔페 음식도 준비하고, 보호자들을 모시고 공연을 진행할 테지만 올해는 예년 같은 방식의 행사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호자들이 코로나19로 반년 가까이 부모님을 뵙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요양원 식구들끼리 조촐한 잔치를 열고 이를 온라인으로 생방송하는 형식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14일부터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2주간 하향 조정하는 등 방역 조치를 완화했지만 시민들은 이미 올해 추석 연휴를 ‘언택트’(비대면)로 보내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이모(25) 씨는 “올해는 친척들과 모이지 않는 게 좋겠다는 부모님 결정에 따라 강원도 평창의 할머니 댁에 가지 않고 서울에서 세 식구끼리만 간단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며 “그 덕분에 차례 음식도 간소화되고 고생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국의 산림조합들은 추석 기간 동안 벌초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묘지당 벌초 대행 할인 서비스 행사도 진행 중이다.

대전의 B요양원 또한 작년까지 주변 노인들과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모여 공연을 열어왔으나 올해 추석 행사는 요양원에서 머무는 노인들과 사무실 식구들끼리 작은 공연을 여는 방식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B요양원에 시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유모(60) 씨는 “지난 3월 이후 시아버님을 계속 찾아뵙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컸다”며 “명절에 홀로 쓸쓸히 계실 어른들을 위해 요양원에서 소소한 행사라도 준비해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추석만은 철저히 ‘비대면’으로 보내야 연말까지 코로나19 확산 고비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일 테지만 이제는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달라질 때”라며 “각자 집에서 부모님과 화상통화를 하거나 온라인 제사를 지내야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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