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안받고 어떻게 집 사나”
무작정 규제에 불만 목소리


정부의 금융권 신용대출 규제 강화가 임박하자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주택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까지도 저금리의 신용대출에 의존하던 젊은 수요자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투기수요가 아닌 젊은 실수요자들이 신용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움직임에 대해 주요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서울과 같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불가피하게 신용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30·40대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 부동산 카페에는 “서울·수도권 매매 거래가 거의 실종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들이 게재되며 이번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다수 30·40대 직장인들은 서울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대출 규제에 묶인 상황에서 저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해 집을 사는 게 일반화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0%까지 떨어지며 신용대출 금리도 1%대로 동반하락해 신용대출 수요가 폭증했다. 현실적으로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이 55%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매하는 이들의 다수가 집값의 5∼10%가량을 신용대출로 메우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특히 30대의 경우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가격의 아파트 매입자 중 34.6%를, 6억 원 이상∼9억 원 미만의 경우 30.5%를 차지하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대에서 이들이 1%대의 저렴한 신용대출을 활용해 매입에 나섰다는 의미다. 신용대출 상환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규제조치가 단행될 경우 이들은 당장 아파트를 처분해야 할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최근 서울 마포지역의 30평형대 아파트를 구매한 직장인 이모 씨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너무 심해 신용대출은 물론 보험약관대출까지 받아서 매입했는데,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집을 팔아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신용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측면을 정부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단기간에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는데,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 젊은 실수요자들의 매입 자체를 차단해 놨다”며 “신용대출은 지금의 저금리 상황을 활용해 젊은 실수요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택한 마지막 수단인데 이마저도 정부가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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