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도 거짓말 대잔치

金 비핵화 의지 없다 알면서도
“전쟁은 막았다” 성과 홍보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친서 교환을 놓고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서도 외교적 성과를 내세우려 이를 애써 무시했다는 정황도 워싱턴포스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에서 고스란히 노출됐다.

14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8월 5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친서를 받았다. 두 정상 사이에 오간 친서 중 가장 긴 내용으로, 김 위원장은 “도발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주요 이슈를 논의할 우리 두 나라의 실무 협상에 앞서서 취소 또는 연기될 것으로 믿었는데, 나는 정말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 뒤인 9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 정말 긍정적인 편지였다”면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3월 김 위원장에게 보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친서의 답신을 놓고도 거짓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8일 브리핑에서 “최근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서한을 받았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는데, 당시 북한 외무성이 김 위원장이 어떠한 서한도 보낸 적이 없다고 반박했던 것이 사실이었던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2월 13일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핵무기의 관계를 부동산에 비유하며 “집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정말로 비슷하다. 그들은 집을 팔 수 없다”면서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준비가 안 됐다는 점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2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도 “나는 직감적으로 김 위원장이 내가 원하는 지점까지 갈 준비가 안 됐다는 점을 알아차렸다”고 우드워드에게 말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의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공개적으로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던 셈이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외교 성과로 “전쟁이 없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교착상태인 비핵화 대신 김 위원장과의 관계 띄우기에 집중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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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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