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A인스피레이션 역전 우승… 생애 첫 메이저퀸 등극
2타 뒤진 18번홀서 칩인 이글
코르다·헨더슨과 극적인 동타
연장서 홀로 버디 챔피언 올라
통산 4승… 상금 5억5000만원
박인비·박성현 모두 중위권에
이미림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미림은 마지막 날 경기에서 하루 한 번도 쉽지 않은 그린 밖에서 ‘칩인 샷’을 3개나 터트리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미림은 1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미림은 이날 6번 홀과 16번 홀(이상 파4)에서 나온 칩인 버디 2개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만들어낸 극적인 칩인 이글 한 개로 4타를 줄일 수 있었다.
이미림은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이미림은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46만5000달러(약 5억5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또 이미림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을 총 6차례나 차지했다. 2004년 박지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 지난해 고진영에 이어 이미림이 2년 연속 ‘한국 선수 우승’을 일궜다.
2009년 프로로 전향한 이미림은 2014년부터 LPGA 투어에 합류해 2014년 2승, 2017년 1승에 이어 이번에 4승을 달성했다. 이미림은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3년 6개월 만에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고, 이번 시즌 박인비, 박희영에 이어 한국 선수 3번째 우승자가 됐다. 이미림은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6년 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2위가 메이저 최고 성적이었다.
이미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이 시즌 3번째 출전이다. 지난 1월 개막전에서 컷 탈락한 뒤, 코로나19 탓에 국내에서만 머물렀다. 연습과 체력 훈련에 올인했고 이 덕에 체중이 6㎏ 이상 빠졌다. 이미림은 지난달 말 월마트 NW 아칸소챔피언십을 통한 7개월 만의 복귀 무대에서 컷 탈락 후 2주 만에 메이저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이미림에게 ‘기적’ 같은 하루였다. 칩샷으로 홀 아웃을 하는 장면을 3번이나 연출했기 때문이다. 먼저 6번 홀에서 그린 주위에서 오르막 칩샷으로 버디를 낚은 이미림은 16번 홀에서도 좀 더 긴 거리에서 3번째 샷을 그대로 홀로 넣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미림은 18번 홀에서 다시 기적을 만들어냈다. 선두 코르다에게 2타 뒤처져 있던 이미림은 18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펜스 근처까지 가는 바람에 우승과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이미림이 시도한 내리막 칩샷은 두 번 정도 튀긴 후 굴러가다가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 안으로 사라졌다. 극적인 이글을 낚은 이미림은 한 홀을 남긴 코르다와 15언더파로 동타를 만들어 마지막 조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18번 홀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코르다에게 1타 뒤처져 있던 헨더슨은 버디를 잡으며 3명 플레이오프가 성사됐다.
연장에서는 이미림과 헨더슨이 페어웨이에 보낸 반면, 코르다는 러프에서 3번 만에 그린에 올렸다. 코르다는 먼저 6m 버디 퍼트를 실패했고,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못 미쳤던 헨더슨은 3번째 샷이 핀 2m를 지나쳤고, 버디 퍼트 역시 왼쪽으로 빗나가 파로 마쳤다. 이미림은 정규 홀 때처럼 퍼터 대신 웨지를 들고 또 한 번의 칩인을 노렸던 3번째 샷이 짧았다. 하지만 이미림은 헨더슨 보다 짧은 내리막 버디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이미림은 18번 홀 그린 옆 ‘포피스 폰드’에 캐디와 함께 뛰어들며 ‘호수의 여인’ 주인공이 됐다.
이미림은 이후 방송 인터뷰에서 “잘 모르겠다. 믿지 못하겠다”며 울먹였다. 이미림은 “연장을 앞두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빨리 끝내자고 생각하고 쳤다”고 말하며 연장전 시작 전에 친구들로부터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와라.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격려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양희영과 이미향이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박인비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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