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에 공급 금지 조치

삼성·SK 등 매출 13조원 달해
정부 “다양한 대책 강구” 밝혀

대체 구매처 찾기 어렵지 않아
샤오미 등에 납품땐 수혜 기대


미국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해 화웨이가 국내 부품을 사들인 금액은 약 13조 원에 달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다른 공급처를 수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도 반도체 시장에 현실화된 화웨이 제재 리스크를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미·중 무역 분쟁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대외 변수가 많아 장기적인 수혜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5일부터 자국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부터 생산 장비까지 미국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어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업체가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도 대책수립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재점화된 미·중 무역갈등(화웨이, 틱톡 등) 심화에 대해 경제, 외교, 기술 등 다양한 관점에서 파급영향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미디어텍 등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허가 승인 요청을 한 상태다. 법규상 승인 요청 여부는 90일 이내 처리돼야 하지만 화웨이의 경우는 미국 상무부뿐 아니라 국무부, 백악관 등 여러 기관이 관여하는 만큼 1년가량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의지가 강경한 만큼 미국이 거래 허가 승인을 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큰 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판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각각 3.2%, 11.4%다.

업계는 화웨이가 제재 발효를 앞두고 반도체 사재기에 나선 만큼 3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대체 수요처를 찾기 전까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가 맞춤 제품이 아닌 표준형 범용 제품에 속해 대체고객사를 찾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커 이들에 납품하는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미국의 중국 기업들에 대한 압박이 단시간 내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은 최대 악재다.

권도경·장병철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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