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섭, ‘선녀와 나무꾼’.
박항섭, ‘선녀와 나무꾼’.
효명세자발인반차도.
효명세자발인반차도.
금강산 선녀 설화를 리얼리즘에 담은 작품 2점 9월 경매 출품
‘효명세자발인반차도’도 나와 …이우환 ‘바람…’이 최고가


추상성을 띤 구상미술의 대가인 박항섭(1923∼1979)의 미공개 유작이 케이옥션 경매에서 첫선을 보인다. 조선시대 의례를 기록한 것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효명세자발인반차도’도 나온다.

케이옥션은 오는 24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9월 경매를 실시한다. 이번 경매에 나온 박항섭의 미공개 작품 2점은 금강산 설화를 리얼리즘 양식으로 그린 것이다. 여덟 명의 여인들이 계곡에서 목욕하고 있는 모습의 ‘금강산 팔선녀’는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상상의 공간이 아닌 관람자 눈에 보이는 현실 풍경이다. 여인들 역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현실적 인물들이다. ‘선녀와 나무꾼’ 역시 하늘을 날고 있는 선녀와 안타까운 듯 팔을 허공에 뻗은 나무꾼을 제외하면 매우 섬세한 터치로 묘사한 풍경화라 할 수 있다.

박항섭은 동화, 신화 등을 평면적,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사실주의 화풍을 담은 작품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 케이옥션 설명이다.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은 추정가 8억 원에서 12억 원에 출품된 이우환의 ‘바람으로부터 No. 82604’로, 획의 농담 효과와 거친 붓 터치가 거센 바람의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현역 거장인 이우환의 작품은 점, 선, 바람, 조응 시리즈 등 총 7점이 나온다.

박수근의 ‘노상’, 김환기의 뉴욕시대 작품 3점,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 3점과 천경자의 여인상 ‘분홍 브라우스의 여인’도 출품된다. 국내 경매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던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작품 ‘I Promise to Love You’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Nature Morte aux Fraises’도 만날 수 있다.

고미술 부문에서는 ‘효명세자발인반차도’가 6억~10억 원에 출품돼 눈길을 끈다. 반차도(班次圖)는 조선시대 국가 의례에 참여하는 문무백관 및 각종 기물 등의 정해진 위치와 행사 장면을 묘사한 기록화이다. 일반적으로 의궤에 수록된 반차도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행사 당일 준비과정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독립반차도’도 있다. 이는 참여 인원을 미리 파악하고 물품을 배치해 봄으로써 행사 당일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효명세자발인반차도’는 인물들이 19세기 반차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식을 띠고 있어 당대 제작된 반차도의 형식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역사적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경매에는 15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조선시대의 인물들의 글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회재 이언적 외 ‘고간첩’이 2억6000만~4억 원에 출품된다. 1767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고지도’(추정가 5000만~1억5000만 원)와 18 ~19세기에 제작된 ‘조선왕국전도’(추정가 500만~1000만 원)는 그 시대의 세계관 및 사회상을 파악할 수 있는 연구자료로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또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운보 김기창이 각각 그린 ‘사계산수’로 작가별 특징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출품작은 12~24일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무료로 진행하며,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대표전화(02-3479-8888)로 예약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후 전시장 입구에서 비접촉 체온측정을 거쳐 입장해야 한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전화로 응찰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경매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한 온라인라이브응찰이 추가되어 현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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