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에… 복권 판매액 2005년 이후 최고

상반기 총 2조6000억 기록

당첨금액 올린 연금복권 인기
작년比 68%↑… 8년만에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이 약 2조6000억 원을 기록하며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복권은 경기가 하강할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1등 당첨금이 매월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오른 연금복권의 판매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 총 판매액은 2조6208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1.1% 증가했다. 복권위원회가 상반기 기준 복권 사업 실적을 공개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상반기 기준 증가율도 지난 2012년(17.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으로 ‘일확천금’에 눈길을 돌린 사람이 더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품별로 보면 로또 판매액이 약 2조3082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인쇄식 복권이 1863억 원, 결합식 연금복권이 855억 원, 전자식 복권이 408억 원 등이었다.

연금복권 판매액은 지난해 동기(508억 원)보다 68.2%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2년(1313억 원)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매월 당첨금을 주는 연금복권의 1등 당첨금이 올해 들어 출시 9년 만에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세전 기준 월 당첨금을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올린 ‘연금복권 720+’를 지난 4월 30일 출시했다. 연금복권 720+는 기존 연금복권520과 비교해 장당 구매가격(1000원)은 같지만, 당첨금은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1억 원의 일시금을 지급하던 2등 당첨자에게 10년간 매월 10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보너스 추첨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등 당첨자도 확대했다.

이처럼 매월 일정 금액의 당첨금을 20년에 걸쳐 나눠 받을 수 있는 연금 형태의 복권은 2011년 7월에 처음 도입됐다. 연금복권은 도입 당시만 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1000억 원 넘게 팔렸지만, 일시 당첨금에 대한 선호가 커짐에 따라 2013년 상반기 681억 원, 2014년 478억 원 등 판매액이 뚝 떨어진 바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