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강도 靑감사’ 최재형의 반격

송재호·이용섭에 직격탄 날려
소명까지 사실관계 따져 확인

월성1호기 감사 싸고 갈등 시작
민주당 등 여권 사퇴압박 거세
윤석열 이어 ‘타깃 될까’ 주목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청와대와 감사원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원자력 발전소 월성 1호기 폐쇄 적절성 감사와 감사위원 인사를 놓고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했던 최재형 감사원장이 “감사 결과로 청와대에 할 말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원은 이전 감사와 비교해 ‘꼼꼼한’ 감사를 벌였다. 1차 감사 결과를 놓고 청와대 관계자의 소명까지 들으며 사실관계가 맞는지를 철저하게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에 발표된 감사결과는 내용뿐만 아니라 공표했다는 사실 자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감사원은 현 정부 실세인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직접 ‘주의’를 줬고, 송재호·이용섭 등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인사들과 관계된 사안을 부당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경호처 개별 직원들의 외부강의 문제나 대통령비서실의 미술품 관리 등과 같은 세부 사안까지 감사해 지적사항을 적발해 낸 점도 주목받고 있다. 감사원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대해서는 ‘국민소통특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2018년 1월 이후 두 차례 회의만 개최했다며 폐지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최 원장이 청와대와 여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이 이 같은 감사결과를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을 놓고 ‘최 원장의 반격’ ‘감사원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 거부 신호’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반감 기류가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원장과 청와대 간 갈등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 문제로 표면화됐다. 최 원장이 지난 4월 감사원 내부 회의에서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희다고 하는 것과 같다”며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며 갈등이 수면 위로 본격 떠올랐다. 최 원장이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도 국회를 통해 터져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원이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은 부당했다’는 결과를 잠정적으로 냈다고 알려지자 최 원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다.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에 청와대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안했지만 최 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 역시 관계 악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최 원장이 감사위원 제청권을 들어 버티면서 결국 김 전 차관은 감사위원 자리를 포기, 로펌행을 택했다. 현 여권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고, 할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최 원장 한 명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검찰,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정권 맞춤형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는 감사원이 사실상 마지막 국가기관’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치권에서는 중립성·독립성을 강조하며 권력과 대립도 불사하는 최 원장이 윤 총장에 이어 현 정권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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