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靑행정관, 라임측 뇌물 받고
금감원 내부정보 빼돌린 혐의

법원 “기밀 이용 뇌물죄 엄단”
정·관계 로비 수사는 지지부진


“이같은 뇌물죄를 엄단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부정행위를 막지 못하게 된다.”

‘1조6000억 원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실질적 전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금융감독원 내부 정보를 빼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라임 사태’에 연루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가 법의 심판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의혹에 휩싸인 현직 의원 수사가 지지부진하는 등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에 제동이 걸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오상용)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제3자 뇌물수수,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46) 전 행정관에게 징역 4년형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하고 3667만 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청와대 재직 당시 김 전 회장으로부터 3700여 만 원을 받고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올려 1900만 원의 이득을 챙기게 한 대가로 금감원의 라임 관련 검사 정보를 빼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행위로 인해 성실하게 근무하는 금감원 직원과 공정 업무 처리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면서 “또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돼 있어 금감원 동료로부터 서류를 쉽게 입수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재판부는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 뇌물수수죄 등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뇌물을 받지 않았다면 금감원 내부 자료를 요청한 김봉현도 범죄에 나아가지 못했을 경우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이번에 죄를 엄단하지 않는다면 그에 수반될 수 있는 수많은 부정행위를 막지 못하게 된다”고 질타했다. 또 “피고인은 김봉현과 고교 동창으로 이런 학연, 지연으로 발생한 범죄가 사회의 (고질적) 문제이며 의구심, 박탈감만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 청와대 비서관은 처벌이 됐지만, 더불어민주당 K의원 등 다른 정·관계 인사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하게 흐르고 있다. 일각에선 피해액이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라임 사태에 대한 실체 규명이 꼬리 자르기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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