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비건인 친구가 국내 유명 샌드위치 브랜드에서 출시한 신제품을 먹어봐야겠다고 주문하는 것을 보았다.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였는데, 친구 말로는 이달 8일에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출시했다는 것이다.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고객을 놓치지 않겠다는 샌드위치 회사의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들은 심심찮게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도 식물성 패티를 넣은 햄버거를 출시하고, 스무디로 유명한 브랜드에서도 6월 달걀, 우유, 버터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제품을 출시했으니 말이다.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는 채식 메뉴 도입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국내 ‘비건’ 숫자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이 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이제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소비 집단이 됐을 테니 말이다.
사람들이 비건을 지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렇지만 지금 시대에 가장 큰 화두는 동물 복지와 환경 보존이 아닐까? 동물 복지와 환경 보존은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였더라도 결국 같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다. 동물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환경이 곧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근 미래 우리의 식탁에는 대체육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콩이나 밀의 단백질 또는 석유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원료로 해 만든 인조육은, 앞서 말했듯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해당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 역시 인조육을 뒤따라 조금씩 우리에게 선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래를 그리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다. 그리고 여기, 이보다 더 먼 미래의 배양육을 그린 소설이 있다.
심너울 작가의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아작)에 수록된 ‘한 터럭만이라도’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보다 한 발자국 더 앞서간 미래를 그리고 있다.
소설 속 2033년에서는 배양육이 활성화된 시장에서 ‘세포 제공자에 대한 권리’를 외친다. 세포를 제공한 동물 중 그 누구도 세포추출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인간의 세포로 만들어진 인육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반발이 심했으나 인육도 점차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외치는 것은 ‘세포 제공 여부를 선택할 권리’다.
심너울 작가가 그리는 미래 세계는 ‘선택할 권리’가 중시되는 사회다. 그리하여 이 소설은 아직 인육을 먹지 못하는 인간들을 위해 한 회사가 천재 앵무새인 ‘티렉스’를 찾아가 그 세포 근육 한 점만 내어달라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아직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너무 반가운 미래가 아니던가? 허락 맡고 먹을 수 있는 고기란!
“‘당신도 박사까지 한 사람인데, 동물보다 과학과 인류의 발전이 더 중요한 걸 알지 않습니까?’ 같은 답이 돌아왔다. 생각보다 더 미친놈들의 집단이었다.”(p.233)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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