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지도, 찍지도, 해치지도, 뽑지도 말라’. 시경(詩經) 감당 편에 나오는 경구다. 감당은 높이가 10m 정도로 자라는 팥배나무의 한자 이름. 그 주인공 나무는 중국 허난(河南)성 산(陝)현에 있다. 나무에 얽힌 유래를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주나라 무왕의 아우로 소(召) 지방에서 어진 정치를 펴 칭송받은 군주가 있었으니, 소공(召公)이다. 선정을 편 그가 이 나무 아래서 쉬었다는 전설 하나로 팥배나무가 시경에까지 올랐다. 주민들로부터 자자하게 칭송받는 군주가 근무지를 떠나 잠시 숨을 돌린 곳이 나무 그늘 밑이었다는 사실에서 ‘휴가(休暇)’의 어원을 돌아본다.
한자 쉴 휴(休)는 사람(人)과 나무(木)를 합쳐서 만든 회의문자로, (나무 아래서) 쉬다 또는 잠시 일을 멈추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오늘에는 그 나무가 펜션이거나 호텔이거나 집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겨를 가(暇)는 ‘날 일’과 ‘빌릴 가’가 합쳐진 한자로, 날을 빌리다라는 뜻이다. 곧, 시간적 여유를 갖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국어사전도 이 두 자를 합친 휴가를, 직장·학교·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 기간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이라고 풀이한다. 직장인이든 군인이든 휴가는 삶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으로, 누구나 길게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휴가는 유한하다. 허락된 시한이 끝나면 소속된 조직의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자칫 어기는 경우 징계라는 처벌이 뒤따른다.
특히 군인의 휴가나 외출·외박 후 무단 미복귀는 중대한 범죄다. 흔히 탈영(AWOL: Absent Without Leave)이라고 하는 ‘군무 이탈의 죄’를 범한 경우 당국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벌한다. 군무 이탈은 동료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군기를 문란케 하는 중범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형법 제30조는 △적전(敵前)인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전시, 사변 시 또는 계엄 지역인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밖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 전 국민을 분노케 하는 법무장관 아들의 ‘왕자님 휴가’와 탈영 사이에는 특혜 시비가 끼어 있다. ‘특혜’라는 복병은 ‘엄벌’로써 복법(伏法)시켜야 한다. 이 엎드릴 복(伏)자의 의미는 사람이 개처럼 기어 다니다, 처벌을 받아들이다 등이다. 복법은 형벌을 순순히 받아 죽는 걸 말한다. 달리 복주(伏誅)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