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브리티시오픈 마지막날
박세리에 1타차 뒤진 2위로 출발
치고받는 명승부끝 1타차 역전
사상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골프여왕’ 박세리, 200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당시 최고 주가를 날리던 둘이 맞붙었다. 둘의 격돌은 명승부로 기억된다.
당시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영국 잉글랜드 서쪽 해안 랭커스터에 있는 유서 깊은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장에서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열렸다. 소렌스탐은 2001년과 2002년 두 해 동안 10승 이상을 거두며 세계여자골프 1위를 고수했다. 박세리는 1998년 ‘맨발 투혼’ 이후 적어도 한 해 5승 이상씩 꾸준히 올렸고 소렌스탐의 아성에 도전했다. 박세리는 2001년 메이저대회로 처음 승격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소렌스탐이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달성되기에 이목을 끌었다. 박세리가 우승하면 소렌스탐의 그랜드슬램을 저지하면서 2번째로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오르게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팽팽한 접전. 마지막 18번 홀을 남겨두고 동타가 됐다. 18번 홀은 파 4, 371야드로 긴 편은 아니었다.
소렌스탐은 17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이 홀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안정적으로 쳐야 하는지, 아니면 과감하게 드라이버로 승부수를 띄울지를 놓고 고민하더니 드라이버를 잡고 웨지로 2번째 샷을 핀에 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박세리는 3번 우드를 손에 쥐었다.
희비가 엇갈렸다. 소렌스탐은 절대 빠지면 안 되는 페어웨이 벙커 3개를 넘겨 안착했다. 하지만 우드를 잡은 박세리는 페어웨이 깊은 벙커에 빠졌다. 벙커가 깊어 한 번에 나오기가 버거웠다. 2온은 불가능하리만큼 깊은 벙커,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소렌스탐은 가볍게 2온. 입가에 옅은 미소가 포착됐다. 박세리는 3온을 해야 파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소렌스탐의 버디 퍼트 실수를 기대해야 했다. 그러나 승부는 냉정했다. 소렌스탐은 버디를 못했지만, 2퍼트로 파. 박세리는 보기. 소렌스탐이 결국 10언더파로 1타 차 승리를 거뒀다. 소렌스탐은 그동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선 유난히 작아졌다. 그는 이 대회 직전까지 준우승만 3차례였다.
이날의 승리로 소렌스탐은 여자프로 사상 5명만이 보유하고 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골프역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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