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교섭현황 조사

“경영실적 작년比 악화” 54%
타결 임금인상률 평균 1.9%

勞, 기본급·복지확대 요구 많아
인사·경영권 참여 항목도 포함

使, “52시간·최저임금 큰 영향”
‘1년 미만 퇴직급여’ 가장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 부진에 불확실성까지 가중되면서 올해 국내 대기업의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둘러싼 협상 여건이 지난해보다 훨씬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은 어려운데 기본급 인상과 복리 후생을 강화하려는 노동계 움직임이 두드러진 데다, ‘1년 미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 등 경영 부담을 늘리는 법안들만 잇따라 발의돼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근로 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위축된 기업 경영 여건이 한층 더 궁지에 몰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사실은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600대 비금융기업 중 응답한 120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요 대기업 단체교섭 현황과 노동현안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파악됐다.

이에 따르면 올해 경영실적 전망이 ‘작년보다 악화’라는 답은 54.1%로 ‘작년보다 개선’(21.7%)의 2.5배에 달했다. 이런 상황은 실제 임단협에 영향을 미쳐 ‘올해 임단협 교섭이 작년보다 어렵다’(37.5%)는 답이 ‘작년보다 원만하다’(15.0%)는 답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았다. 타결된 임금인상률도 낮아져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86개사의 경우 노조는 평균 4.4%의 임금인상률을 요구했지만, 최종 타결된 인상률은 평균 1.9%로 지난해(3.1%)보다 낮았다.

올해 주요 대기업의 임단협 임금·복지 분야 쟁점 사항은 △기본급 인상 (66.7%) △복리후생 확대(58.3%) △성과급 인상(20.8%) △정년 연장 (15.8%) 등으로 조사됐다. 올해 임단협에도 사측이 조합원에 대한 인사 조치 시 노조의 합의를 얻어야 하는 등의 노조의 인사·경영권 참여 항목이 포함됐다. 노동부문 현안 중 기업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주요 쟁점으로는 근로시간 단축(60%)과 최저임금 인상(47.5%)이 지목됐다.

여당 총선공약 등에 포함돼 21대 국회에 발의됐거나 발의가 예상되는 노동법안 중 가장 우려되는 법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년 미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퇴직급여보장법, 기발의)이 50.8%(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 고용의무화 (기간제법, 발의 예상, 30.8%) △정리해고 요건 강화(근로기준법, 발의 예상, 29.2%) △해고자·실업자 노조가입 허용(노동조합법, 기발의, 28.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노조 파업 때 사측의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사업장 점거는 불법으로 간주하도록 한 해외 각국의 사례는 외면한 채 노조권한만 확대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편향된 노사 환경에 부정적 영향만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회와 정부는 기업부담을 늘리는 법안만 계속 발의하고 있다”면서 “고용의 주체인 기업 활력을 높이는 것만이 실업대란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