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금융거래 늘며 급증
평균 착오송금 202만원인데
소송비만 100만원 넘자 포기
정치권, 반환법 잇따라 발의


실수로 다른 사람 계좌에 돈을 보낸 후 돌려받지 못한 미반환금이 지난해 15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착오송금 금액이 대부분 소액으로 송금자가 소송을 벌이지 않아 반환율이 절반 수준에 그친 탓이다. 문제는 최근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 착오송금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착오송금 후 못 돌려받은 돈을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받아주는 방안이 대안으로 논의 중이다. 예보가 착오송금자의 신청을 받아 수취인에게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소송까지 대리 진행하는 방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22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심의한다. 수취인 절반가량이 돈을 돌려주지 않는 건 착오송금자가 돌려달라고 할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예보는 착오 송금일 1년 이내이면서 송금액이 5만~1000만 원인 착오송금 건을 신청받아 해결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지난해 착오송금 건수 기준 전체의 78%를 구제할 수 있다. 현재도 착오송금이 발생하면 송금자가 금융회사에 알리고 금융회사는 수취인에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면 강제로 되돌릴 수 없다. 착오송금자가 돈을 돌려받기 위해선 부당이익반환소송을 벌여야 하는데, 받을 돈보다 소송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많다. 예보 관계자는 21일 “평균 착오송금액이 202만 원인데, 소송 비용은 변호사 선임비 등을 포함해 최저 100만 원 이상”이라며 “소송 기간도 6개월 이상 걸려 대부분 소송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보를 통한 착오송금 반환액은 우편비 등 실비(착오송금액 3~6%)를 뗀 금액이다. 소송이 진행되면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예보가 착오송금자에게 돌려주는 금액도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개정안은 예보가 수취인의 연락처를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해 제도 실효성을 높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다른 사람 계좌에 잘못 보낸 송금자가 금융기관에 반환청구 했지만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3203억 원 중 1540억 원에 달한다. 반환율은 51.9%로 절반을 겨우 넘는다. 착오송금은 2017년 2676억 원에서 2년 새 3203억 원으로 19.7% 늘었다. 이번 개정안은 여야 의원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발의해 통과 가능성이 큰 상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착오송금은 단순히 개인의 실수 문제가 아닌 금융거래 시스템 발전과정에서 수반되는 부작용으로 모든 국민이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공공부문이 개입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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