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업규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히면서 여러 차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 대표의 이런 입장은 우선, 국민의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낳게 한다. 보수·우파 정당인가, 좌우를 넘나드는 국민정당인가. 다음으로, 헌법 제119조 2항인 경제민주화 조항의 목적이 무엇이며, 1항 규정인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근본적으로 침해해도 되는가.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번 제·개정이 시장지배력과 경제력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것인가, 친노조·반기업 정책의 연장선에서 또 하나의 기업 목조르기 입법인가.

국민의힘 정체성 부분은 차기 집권 전략 등과도 맞물려 있을 것이다. 당 내부에서 치열하지만 냉정한 토론을 거쳐 정리할 문제다. 보수정당과 대기업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은 세계 정당사에도 많은 사례가 있다. 이 측면을 제외하면 이번 3법은 원론적으로도, 시기적으로도 문제투성이다. 그 내용을 잠깐만 들여다봐도 기업 경영을 옥죄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권을 흔들 위험 요소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정거래법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소송 남발을 초래해 상시적 경영 불안을 초래하고, 상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투기 자본 2곳만 손을 잡아도 대기업 계열사들 의결권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그룹감독법 역시 금융계열사 감시 강화에 따른 조치 탓에 시도 때도 없이 지배구조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심지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강제함으로써 삼성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 우려도 제기된다.

헌법 경제민주화 조항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대기업들을 무소불위로 휘두르는 국가권력의 비대화가 더 큰 문제다. 국내 기업은 세계 초일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마당에 정치권의 기업관은 시대착오적이다. 김 위원장이 추구하는 경제민주화도 대공황 직후인 1930∼1940년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자본주의 견제 목적에서 시도된 해묵은 논쟁이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노동관계법 개정에는 언급이 없다. 야당까지 반기업 정책에 부화뇌동하면 한국경제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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