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투표서 69.6% 찬성
2023년부터 945명→600명


이탈리아가 국민투표를 통해 상·하원의 의원 수를 30% 이상 줄인다.

22일 안사(ANSA)통신과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지난 20∼21일 이틀간 실시된 의원 감축 개헌안 국민투표 결과 찬성 69.6%, 반대 30.4%로 개헌안이 사실상 통과됐다. 현 의회가 임기를 채운다는 가정 아래 다음 의회가 시작되는 2023년부터 상원의원은 315명에서 200명으로, 하원의원은 630명에서 400명으로 각각 36%씩 감축된다. 최종 투표율은 53.8%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면 낮지 않은 투표율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의원 수 감축은 이탈리아 연립여당인 반체제 성향의 오성운동이 저효율·고비용 의회 구조를 혁신하겠다며 2018년 총선 전에 공약한 사안이다. 지난해 압도적인 지지로 상·하원을 통과했으나 일부 현직 의원들이 의원 수 감축은 헌법 개정 사안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해 국민투표로 넘어왔다. 이탈리아의 국민 10만 명당 국회의원 수는 1.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97명)은 물론 유럽연합(EU) 주요국인 독일(0.80명), 프랑스(1.48명), 스페인(1.32명)보다 많다. 한국(0.58명)과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한다. 오성운동은 발의안이 통과하면 이 수치가 1.0으로 떨어져 의회 임기 5년 기준 5억 유로(약 6889억 원)의 국민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오성운동의 얼굴로 꼽히는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역사적인 성취를 이뤘다”고 투표 결과를 환영했다. 이전에도 중도좌파인 민주당 등이 의원 수 감축을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한편 함께 치러진 이탈리아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은 지난 50년간 집권해왔던 ‘좌파의 성지’ 토스카나의 주지사 자리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개표 결과 민주당 소속 에우제니오 지아니 후보가 48.6%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번 선거에선 전국 지지도 1위인 극우정당 동맹의 강세로 ‘좌파의 성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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