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혜진(여·37)·커크(38·미국) 부부

우리 부부는 2010년 미국 뉴저지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한인타운에 머물던 저(혜진)는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채팅사이트로 외국인 친구들과 짧은 영어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메신저 친구 추가를 요청해 수락했습니다. 그 친구가 바로 지금 남편(커크)입니다. 몇 개월간 메신저로만 대화하다가 남편이 운동모임에 저를 초청했습니다.

외국 남자들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던 저는 일단 거절했지만, 불현듯 ‘이렇게 용기가 없으면 어떻게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영어를 배울까’라는 생각에 초청을 수락했습니다. 모임이 있던 날, 남편은 직접 저를 태우러 오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남편을 만나러 나가기 전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생각에 때마침 눈에 들어온 포크 두 개를 호신용으로 재킷 주머니에 챙겼습니다. 하지만 너무 순하게 생긴 남편 첫인상에 긴장이 풀렸고 걱정과 달리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남편이 “여자친구가 되어 달라”고 진지하게 고백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남편이 보기 드물게 이해심 많고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사귀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연애 당시 저는 영어가 서툴러 답답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큰 다툼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남편은 한국어를 익혀 요즘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짧은 대사로 저를 웃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2015년 남편의 프러포즈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현재 저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남편은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 년 뒤에는 남편을 빼닮은 귀여운 딸을 낳아 셋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또 다른 목표입니다.

“항상 우리가 서로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더 친절하게 대해줘’라는 말처럼 조금 더 배려하면서 재미있게,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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