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락, 가을향기, 242×120㎝, 한지 위에 유채, 2019
윤병락, 가을향기, 242×120㎝, 한지 위에 유채, 2019
설상가상이라고 코로나에, 태풍에… 재난들이 연이어 덮치면서 모든 것이 엉망이 돼버린 해.

허둥지둥 살다 보니 어느덧 한가위가 지척에 다가와 있다. 들판은 금물결로 짙어만 가고, 고추며 상추며 무성했던 텃밭엔 어느덧 무, 배추 같은 채소들이 자리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올해 추석만큼은 마음속으로만 쇄야 하나 보다. 시골 어르신들에게는 풍해와 수해보다 이게 더 큰 청천벽력이다.

손녀 손자의 재롱을 볼 때마다 주름이 하나씩 펴진다는데….

상실감이 적지 않지만 어쩌랴. 곧 더 무서운 것이 올 수도 있다 하니 인내한 김에 조금만 더 견뎌야지.

가을이면 그가 생각난다. 가을 하면 사과, 사과라 하면 윤병락이다.

한지에 유채로 그려지는 사과가 실물보다 더 탐스럽게 침샘을 자극한다. 다다익선이랄까. 크고 많을수록 감동도 크다. 풍성하게 윤기 나는 이미지가 활력을 필요로 하는 지금 주술을 발휘하기를 빌어 본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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