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로 다가오면서 정치와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권자 한 명 한 명이 소외되지 않고 소중한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정치·선거 분야에서도 외국어 표현이 불필요하게 남발되고 있다.
민심을 거론할 때부터 외국어 표현이 넘쳐난다. ‘바로미터(barometer)’는 원래 ‘기압계’를 뜻하지만,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나 ‘척도’의 의미로 자주 쓰인다. ‘캐스팅보트(casting vote)’는 선거나 표결 결과를 좌우하는 표를 의미하는 만큼 ‘결정권’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다. ‘스윙보터(swing voter)’는 선거 때마다 정당이나 후보를 다르게 선택해 결과적으로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유권자층을 의미한다. ‘유동 투표층’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선거운동과 관련해서도 ‘네거티브 캠페인(negative campaign)’은 ‘흠집내기 선거운동’으로, ‘마타도어(matador)’는 ‘흑색 선전’이나 ‘중상모략 선전’으로,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는 ‘선전 구호’로, ‘포퓰리즘(populism)’은 ‘대중영합주의’로 쓰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빅텐트(big tent)’는 ‘초당파 연합’이나 ‘포괄 정당’으로, ‘러닝메이트(running mate)’는 ‘동반 입후보자’로, ‘컷오프(cut-off)’는 ‘공천 탈락’이나 ‘공천 배제’로, ‘데스노트(death note)’는 ‘공천 부적격자 명단’으로, ‘언더도그(underdog) 효과’는 ‘약자 효과’로, ‘컨벤션(convention) 효과’는 ‘행사 효과’로 바꿔 쓸 수 있다.
국정 운영과 관련해서도 바꿔 쓸 수 있는 외국어 표현이 많다. ‘헤게모니(hegemony)’는 ‘주도권’으로, ‘게이트(gate)’는 ‘의혹 사건’으로, ‘도그마(dogma)’는 ‘교조적 신념’이나 ‘독단’으로 번역할 수 있다. 능력보다 정치 성향이나 인연에 따라 인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코드(code) 인사’는 ‘편향 인사’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의회 운영 과정에서도 외국어가 남발되고 있다. 제한 없는 토론으로 의안 처리를 막는 ‘필리버스터(filibuster)’는 ‘무제한 토론’이나 ‘합법적 의사진행 저지’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다. 항의의 뜻으로 회의 등에 불참하거나 일정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하는 ‘보이콧(boycott)’은 상황에 맞춰 ‘거부’나 ‘배척’으로 번역할 수 있다. ‘어젠다(agenda·의제)’ ‘패스트트랙(fast track·신속처리안건)’ 등도 번역어가 더 쉽게 이해되는 사례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문화일보·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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