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상록구 송호고교 1학년 6반 학생들이 식물이 가득한 ‘친환경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송호고교 1학년 6반 학생들이 식물이 가득한 ‘친환경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안산 송호고 최연정 교사

17년째‘친환경 교실’만들기
제자들은 꽃 기르며 식물공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 커지고
정서 안정에 배려심도‘쑥쑥’

내 장점쓰기·희망말하기 등
‘자기표현노트’도 함께 실천


“저희 교실은 공기청정기가 따로 필요 없어요. 교실 곳곳에 놓여 있는 화분과 식물이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학생들이 공부도 더 잘된다고 하던걸요!”

교실 정면엔 칠판, 뒤쪽엔 사물함, 중앙엔 책상과 의자가 빽빽이 놓여 있는 교실. 대한민국 대다수 교실에 통용되는 ‘교실 공식’이다. 하지만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송호고교 1학년 6반의 모습은 좀 다르다. 최연정(42)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교실에 들어서면 각종 공기정화 식물에서부터 꽃, 식물을 용기 안에 넣고 벽에 걸어 아래로 내려뜨린 행잉플랜트까지 녹색으로 가득 차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에 대한 우려로 교실 내 공기청정기를 마음대로 작동시키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공기질에 대한 걱정이 사라질 법하다.

최 교사는 “코로나19 상황이 되면서 환경 조성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공기정화 장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지난 2003년부터 ‘친환경 교실’ 만들기를 해왔다. 그는 학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던 중 본인의 은사님을 통해 식물을 기르면서 얻을 수 있는 정서적 안정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됐고, 학생들에게 ‘1인 1화분 가져오기’를 주문했다. 교실에는 ‘작은 자연’이 만들어졌다. 학생들은 차츰 식물 이름을 익히기 시작하고, 식물에 맞게 물 주기를 알아가고, 새순이 나오고 꽃이 피고 시들어가는 과정을 공부했다. 실수로 교실 화분이 깨지기라도 하면 학생들은 크게 당황하며 식물을 걱정했고, 화분에 꽃이라도 피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남학생들도 뛰어와 “진짜 예쁘다”면서 기뻐했다. 그는 “화분을 관리하며 스스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제게는 큰 행복이다”고 말했다.

최 교사의 친환경 교실은 송호고 전교생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송호고는 화분이 가득한 친환경 교실을 1학년 6반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교과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1학년 과학 시간에는 친환경 관련 영상을 보고, 사회 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환경보호 실천 방안을 토론하고, 국어 시간에는 자신의 경험을 발표하는 등 교육과정 속에서 친환경을 주제로 학습이 이뤄지는 것이다. 교사들도 시간을 내 친환경 세제를 만들어보고, 이를 생명과학 교과와 연관 지어 교육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교실의 다양한 화분이 저마다의 속도대로 자라는 것처럼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기준에 따라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길 바라는 최 교사. 그는 “학생 모두가 하나의 기준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결과가 발전이 아니더라도, 개별 학생을 바라보고 지지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교육 철학을 밝혔다.

이 때문에 최 교사는 1인 1화분 기르기 외에 학생들의 ‘자기표현 노트’ 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다. ‘나의 나이테, 나의 장점 쓰기, 희망에 대한 생각, 나 설명서 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를 알아가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다른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활동을 1년간 꾸준히 해 나간다고 한다. 그는 “반 급훈이 ‘자신에게 사랑을 서로에게 관심을’이다”며 “반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향해 갈 수 있는 힘을 갖는 동시에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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