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공장 주차장 집결
新배터리팩 상징 검은 옷 입어
전세계 생중계 27만여명 시청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3일 연례주주총회의 ‘배터리 데이’에서 ‘나선형 실린더 배터리팩’을 상징하는 무늬의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배터리 데이는 테슬라의 주주총회와 특별 발표회를 합친 행사로 영화 시사회와 비슷한 성격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무대 앞 주차장에서 ‘드라이브인(Drive-in)’ 형태로 열렸다. 240여 명의 주주는 머스크 CEO 연설 중간에 여러 번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배터리 데이의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미 캘리포니아 산불 등 수많은 전 세계 기후변화를 암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자신이 만드는 전기차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그린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의도가 깔려 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과 캘리포니아 산불 등 여러 사건이 있었다”면서 “생산 차질을 부르는 수많은 요인이 있지만, 테슬라 직원들의 노력과 혁신적 대응 덕에 테슬라는 여전히 상당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 완성 자동차의 4분기 10∼20% 마이너스 실적을 스크린 화면에 띄우고 유일하게 테슬라의 15% 이상 플러스 실적을 자랑했다. 다만 그는 “올해가 아마도 테슬라에 가장 어려운 해가 아닌가 싶다”고도 평가했다.

이날 배터리 데이 행사는 코로나19로 늦춰지고 규모도 제한됐다. 일반적으로 7월에 치러지는 행사를 올해에는 9월로 늦췄고,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컴퓨터 역사관에서 열던 행사도 올해에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으로 옮겼다.

이날 배터리 데이 행사는 주차장에 마련된 테슬라 차량에 참석자들이 타고 그 안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드라이브인 주주총회가 열린 셈이다.

또 이번 행사는 테슬라 회사의 유튜브가 생중계한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중계돼 27만여 명이 시청했다. 국내 증권 사이트가 중계한 유튜브 방송에서도 순간 시청자가 1만여 명을 넘어서는 등 국내외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테슬라의 이날 발표를 ‘기대 이하’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데이 직전까지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자체 생산) 계획이나 혁신적인 배터리 신기술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졌었다”며 “하지만 막상 배터리 데이 발표 내용은 원가 절감에 집중되면서 자동차 시장이나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혁신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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