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처리 방침

공직자 가족이 직무 관련자와
계약 체결땐 기관장 신고의무
불명확한 개념 등 상당히 보완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이해충돌방지법) 제정에 정치권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난 6월 정부가 제출한 제정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안은 그동안 이해충돌방지법을 두고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개념의 불명확성과 과도한 권한 침해라는 지적을 상당 부분 보완해 정치권의 논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은 공직자의 가족이 직무관련자와 금전 거래, 유가 증권 거래, 부동산 거래, 물품·용역·공사 등의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반드시 신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직무관련자가 사적이해관계자임을 안 경우 그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신고 및 기피·회피 신청해야 하고, 임용 전 3년 이내 민간 부문에서 업무 활동한 경우 해당 내역을 소속기관장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금전적·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할 경우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이번 제정안은 과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지적받았던 모호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는 “직무 관련의 개념이 법문에 규정돼 있어 의미를 명확히 하고 있다”며 “직무관련자의 범위를 이익 또는 불이익을 직접적으로 받는 개인이나 법인 또는 단체, 다른 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고 명시됐다. 이전 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직무와 관련된 개념이 모호하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신고 대상 직무도 세부 유형을 명시하지 않았던 이전 안과 달리 16개로 특정하면서 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 대상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직자의 직무관련자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 존·비속으로 한정했다. 19대 국회에서 논의된 정부안은 ‘4촌 이내의 친족 등 사적 이해관계자’로 돼 있어 대상자가 과도하게 많아진다는 비판이 있었다.

다만 법에서 포함하기 어려운 직무는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꼽혔다. 현재의 법령에서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 활동이 아닌 다른 직무는 신고 대상인지 불분명하다. 가족 채용 제한 범위에 산하기관을 포함하지 않은 것도 추가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모든 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공개경쟁채용이나 경력경쟁채용 시험을 거치는 경우 채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산하기관을 포함하더라도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높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해충돌을 예방하고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정기국회 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