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사 건물 지어줄게” 8억 받고
등기 자신들 명의로… 1억 유용
증거 부족 무죄서 2심 뒤집혀
글을 모르는 지적장애인의 로또 1등 당첨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부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3일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이준명 )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여·65) 씨 부부에 대해 무죄였던 원심을 깨고 A 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남편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6년쯤 A 씨 부부는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B 씨의 로또 1등 당첨 소식을 듣게 됐다. B 씨는 1등 당첨금 23억 원에서 33%를 세금으로 떼고 남은 15억5880만 원을 실수령금으로 받았다. A 씨 부부는 문맹이자 지적장애인인 B 씨한테 “충남에 있는 땅을 사서 건물을 지어줄 테니 같이 살자”는 취지로 말했다. 은행 직원의 권유로 당첨금 중 6억7800만 원을 연금에 넣어둔 B 씨는 나머지 8억8000만 원을 A 씨에게 송금했다. A 씨 등은 이 가운데 1억 원가량을 가족들에게 나눠주는 등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돈으로 실제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기는 했으나, 등기는 A 씨의 명의로 했다.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10세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췄던 B 씨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는 A 씨 부부를 고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부(부장 김병식)는 “토지와 건물을 피해자 소유로 하되, 등기만 피고인 앞으로 하고 식당을 운영하며 피해자에게 생활비를 주기로 합의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소유와 등기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를 상대로 마치 피해자 소유로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지을 것처럼 행세해 속인 것”이라고 판시했다. ‘심신장애가 있는지 몰랐다’는 피고인 주장에 대해서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피해자에 대해 몰랐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등기 자신들 명의로… 1억 유용
증거 부족 무죄서 2심 뒤집혀
글을 모르는 지적장애인의 로또 1등 당첨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부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3일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이준명 )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여·65) 씨 부부에 대해 무죄였던 원심을 깨고 A 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남편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6년쯤 A 씨 부부는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B 씨의 로또 1등 당첨 소식을 듣게 됐다. B 씨는 1등 당첨금 23억 원에서 33%를 세금으로 떼고 남은 15억5880만 원을 실수령금으로 받았다. A 씨 부부는 문맹이자 지적장애인인 B 씨한테 “충남에 있는 땅을 사서 건물을 지어줄 테니 같이 살자”는 취지로 말했다. 은행 직원의 권유로 당첨금 중 6억7800만 원을 연금에 넣어둔 B 씨는 나머지 8억8000만 원을 A 씨에게 송금했다. A 씨 등은 이 가운데 1억 원가량을 가족들에게 나눠주는 등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돈으로 실제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기는 했으나, 등기는 A 씨의 명의로 했다.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10세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췄던 B 씨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는 A 씨 부부를 고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부(부장 김병식)는 “토지와 건물을 피해자 소유로 하되, 등기만 피고인 앞으로 하고 식당을 운영하며 피해자에게 생활비를 주기로 합의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소유와 등기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를 상대로 마치 피해자 소유로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지을 것처럼 행세해 속인 것”이라고 판시했다. ‘심신장애가 있는지 몰랐다’는 피고인 주장에 대해서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피해자에 대해 몰랐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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