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용처가 엄격한 정치후원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아들의 ‘황제 병역’ 의혹 사건에 이어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수사 받을 처지가 됐다. ‘쌈짓돈이 주머닛돈’ 식으로 사용한 행태를 봤을 때 드러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 (5년)를 넘은 사례와 아직 시효가 남은 사례들이 혼재돼 있지만, 검찰은 전반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법 여부를 신속히 가려내야 할 책임이 무겁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추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4년 1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21차례에 걸쳐 장녀가 운영하는 서울 이태원의 식당에서 주로 간담회 명목으로 후원금 250여만 원을 썼다고 한다. 2017년 1월 3일 충남 논산시 연무읍의 주유소에서 5만 원, 소고기 음식점에서 14만 원의 정치자금을 쓴 것도 ‘부정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 장관 아들이 이날 논산훈련소를 수료했는데, 추 장관은 정작 같은 시각 파주의 한 부대를 방문해 장병을 격려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정치자금법은 ‘사적 경비로 지출하거나 부정한 용도로 지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소한 논산 경우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

문제는 수사 행태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1일 아들의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미 지난 1월 고발장이 접수됐고, 6월에 당직 사병 등 참고인 조사를 해 놓고 이제 호들갑을 떠는 것은 ‘뒷북 쇼’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휴가를 연장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 주변에선 ‘부적절한 일은 있었지만 불법은 없었다’‘보좌관 차원에서 선의로 이뤄진 미담’ 등으로 결론 내려 놓고 추석 전에 발표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새로운 수사팀에 맡겨 전면 재수사하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권력의 충견을 자처하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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