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에도 비슷한 시각 보고한듯
野선 ‘12시간 은폐 의혹’ 비판


‘해양수산부 공무원 북한군 피격 사망 사건’ 관련, 청와대가 어느 정도 사태 파악이 완료된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연 것은 그만큼 문재인 정부가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를 내비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향후 남북관계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까지 급히 소집해 심도 있는 대책을 고민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에서는 관련 보도가 나올 때까지 12시간가량 청와대와 정부가 사실상 피격 사실을 숨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새벽 1시에 급히 열린 회의 = 2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23일 오전 1시 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은 모두 회의 참석 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들러 간략한 상황을 보고받은 뒤 회의 장소로 향했다. 사전에 정확한 회의 내용을 알리지 못할 만큼 급박하게 잡힌 회의였던 셈이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단순 월북 시도만으로 새벽 1시에 외교·안보 라인이 급히 회의하진 않는다”며 “정부는 이 시점에 피격 사실을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게도 회의 개최가 결정된 것과 비슷한 시간에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시쯤 시작된 회의에는 해외 출장 뒤 자가격리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외 NSC 상임위 구성원이 모두 참석했다. 청와대와 내각의 외교·안보 라인이 모두 참석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피격 사건이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과 우리 측의 대응 방향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사건의 대응을 해수부에서 국정원과 국방부로 바꾸는 방안도 이 회의에서 결정됐다.

◇野, 늑장 공개 비판 = 야권은 문재인 정부가 피격 사망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3일 급히 핵심 인사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도 언론에 해수부 공무원 A 씨의 실종 사건이 보도될 때까지 정부는 아예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피살됐다는 사실이 23일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에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하자고 했는데 북한은 우리 국민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긴급히 국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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