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녹화영상 유엔에 미리 전달
피격 인지했지만 사후수정 못해

美국무부 “한미 對北대응 단합”
文종전연설 질의에 원칙 입장


북한이 실종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한 뒤 시신을 불태운 사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촉구한 것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우리 국민에 대한 무자비한 인권 유린 행위를 감행했음에도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동떨어진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다만 유엔 연설이 국내용보다는 국제사회를 겨냥한 측면이 있고 이번 연설이 사전 녹화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연설 내용의 수정이 불가능·불필요했다는 반론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벽 뉴욕에서 진행된 제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 영상은 지난 17일 유엔 본부에 전달된 상태였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유엔총회 대통령 연설은 몇 달 전부터 관계 부처 간 조율을 통해 작성됐고 이번에는 화상으로 진행돼 17일에 이미 연설 녹화 영상을 유엔본부에 보냈다”며 “직접 참석이라면 즉석에서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수정이 매우 어려웠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숙 전 유엔 대사는 “총격 사건을 국제적인 회의 연설과 직접 연결지을 순 없다”고 했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 역시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총격 사건은 연결짓기엔 경중에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종전 선언과 관련해 “북한 문제에 한·미 간 단합된 대응”을 강조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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